민중당 김해정 비례후보 "불평등한 한국사회 뜯어 고치겠다"

■ 방송 : [CBS매거진] 광주 표준FM 103.1MHz (17:05~18:00)
■ 제작 : 조성우 PD, 구성 : 문소영 작가
■ 진행 : 김희송 5.18연구교수
■ 방송 일자 : 3월 12일 목요일
민중당 김해정 비례대표 후보

[다음은 김해정 민중당 비례대표 후보 인터뷰 전문]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김희송> 4.15 총선을 한 달 정도 앞두고 모든 정당이 분주하게 준비 중인데요. 민중당의 비례대표 후보 1번이 화제가 됐습니다. 김해정 예비후보가 우리나라 정당 역사상 처음으로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로서 비례대표 1번을 차지한 건데요. 김해정 예비후보와 직접 이야기 나눠봅니다. 예비후보님, 반갑습니다.

◆김해정> 반갑습니다.

◇김희송> 먼저 축하 말씀 드립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이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로서 정당의 비례대표 1번을 차지한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소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한 말씀 해주시죠.

◆김해정> 개인적으로 영광이고요. 한국 사회에서 가장 소외된 여성과 비정규직이라는 두 가지 모순을 함께 극복하고 대안을 찾는 것이 그만큼 절박해졌다는 일인 것 같습니다. 민중당이 진보정당으로서 정치성을 더 명확히 제시한 것 같아서 더 자랑스럽습니다.

◇김희송> 예비후보님께서는 광주 송정초교에서 10년째 비정규직 조리사로 근무 중이신데요. 조리사로 계시다가 정치에 입문하게 된 그 계기도 궁금합니다.

◆김해정> 조리사로 근무하다가 정치계에 발을 딛었다는 표현이 잘 맞지 않은 것 같은데요. 비정규직의 문제를 우리 힘으로 풀어보고자 노동조합을 만들었고,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 내내 정치가 노동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라고 느껴 왔습니다. 노동조합 활동에서 정치활동은 굉장히 중요한 영역이었고 유일하게 노동자를 대표하고 있는 정당인 민주노동당, 통합진보당, 민중당 활동을 쭉 이어오고 있었습니다. 직접 뛰었든 그렇지 않든 간에 노동자 정치활동은 노동자의 삶과 늘 함께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김희송> 노동조합 활동 과정들 속에서 정당 활동을 같이 해왔던 과정들 속에서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예비후보님이 비례대표 후보 1번으로 뽑히기까지의 과정도 궁금한데요. 민중당의 비례후보 선정 기준에 대해서 설명해주신다면요?

◆김해정> 일단 출마후보가 서류를 내면 당 일련에서 음주나 성 비위 등의 문제를 1차로 검증하고 최종 당 중앙위원회에서 승인을 거쳐서 후보로 출마할 수 있습니다. 민중당의 비례후보 선출 과정은 당원들과 공천인단으로 신청한 시민들 16만 명이 직접 투표를 하는 거고요. 저희 민중당 비례후보 누구도 심사에서 떨어지는 게 없습니다. 그래서 대한민국을 위해서 가장 어려운 계층인 농민과 청년의 전략명부 2, 3번에 우선 배치하였습니다. 노동을 따로 전략명부로 정하지는 않았지만 저희가 노동당원 비중이 절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비례대표 1번은 여성이고 비정규직 노동자가 될 것이라는 것이 오히려 보편적인 흐름이었습니다. 저의 출마는 개인의 선택이라기보다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조합에서 정치원외 중앙위원회를 거쳐서 조직후보로 결정되었습니다.

◇김희송> 그럼 이번에 같이 예비후보로 선출되신 다른 비례대표들도 간단히 소개해주신다면요?


◆김해정> 2번으로 선출된 농민후보는 전봉준 트랙터를 이끌었던 광화문 농민 지도자였고 박근혜의 이화여대 방문을 막아내고 민중당 공동대표를 역임한 95년생 최연소 손솔 후보가 3번, 국정원 대선개입을 밝혀낸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건설노동자 이상규 후보가 4번, 광장에 헌신한 박근혜 퇴진 촛불 사회자 윤희숙 후보가 5번, 마트 노동자 김기완 후보가 6번, 방위비 인상에 반대한 김유진 후보가 7번, 장애인 축구 국가대표 감독 김재용 후보가 8번으로 선출되었습니다.

◇김희송> 방금 김해정 예비후보님께서 말씀하셨을 때, 16만 명이 투표를 통해서 순번을 결정했다고 했는데요. 그렇다면 민중당에서 후보님을 비례 1번 후보로 선정한 이유와 후보님께 어떤 역할을 기대한다고 보시는지 말씀해주시죠.

◆김해정>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민중당의 정치성을 명확히 드러낸 선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한국사회 불평등, 불공정 구조의 심각성을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이러한 제도와 법을 바꾸려는 국회의원 중에 단 한명도 비정규직 국회의원이 없습니다. 여성과 비정규직, 두 가지 삶의 굴레를 함께 지고 있는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가 지난 10년의 노동조합 활동을 통해 그 지혜를 찾아갔던 것처럼 국회에서 그 역할을 해달라는 요구라고 생각합니다.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고 성별에 따라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시작점을 요구할 것을 민중당이 저에게 요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희송> 예비후보님은 오랜 기간 동안 직접 비정규직 노동 현장에 계셨기 때문에 그 분야에 있어서는 그 누구보다 잘 아실 것 같은데요. 코로나19로 인한 비정규직 차별 문제를 최근에 강하게 비판하셨죠. 관련해서도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해정> 코로나19 사태를 보면서 참담함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정부는 감염병 대책에서도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한 대책이 거의 전무했습니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이미 3달째 무급인 상태여서 출근투쟁을 진행하고 있고 긴급 돌봄으로 인해서 더 오랜 시간 학생들을 돌봐야 하는 과중한 업무와 안전대책 메뉴얼조차 없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대책을 이렇게 안 세우니까 현대차에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마스크를 차별해서 지급하고 있고 코로나19로 인해 2배, 3배로 업무가 늘어난 택배 노동자들은 과로에 시달리고 있고 마스크를 사비로 구입해야 하는데 줄을 서서 살 시간이 없습니다. 콜센터 노동자들은 진작부터 답답한 노동환경을 개선해달라고 외쳤지만 대책이 없더니 결국 예고된 인재가 발생했습니다. 그보다 심각한 건 일자리를 잃어버린 기간제 비정규직 노동자들입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많은 이들이 이야기하는 재난기본소득으로 사회 안전대책을 세워야 될 것이며 거리두기 캠페인이 아니라 전 국민의 유급휴가로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소임을 다해야 할 것 같습니다.

◇김희송> 그리고 민중당의 공약을 살펴보면 불공정 자산을 재분배하겠다는 강력한 제도적 변화를 주장하고 계시는데요. 이러한 변화를 꾀할 수 있는 요인, 힘, 어떤 방향으로 이걸 이끌어 가실 생각이십니까?

◆김해정> 한국사회 부의 불평등의 심각함을 이야기하지 않은 사람이 없습니다. 상위 0.1% 재벌 등이 기득권을 이용해 편법으로 근로소득을 축적하고 돈을 대물림하는 계급구조를 깨지 않고서는 상위 0.1%가 전체자산의 30%를 가진 한국사회는 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복지혜택이나 일부 소득이 아니라 자산상한제, 주택소유상한제를 통해 제도적 변화를 가져와야 합니다. 특권 재벌이 쌓아올린 재산은 특권층의 능력이 아니라 열심히 일해 온 노동자들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자산입니다. 정규직을 써야 할 자리에 비정규직을 쓰고 수 명이 일해야 할 곳에 한 명의 노동자를 써서 쌓아올린 불법자산입니다. 편법과 불법 증여로 거액의 배당금을 불린 자산의 재분배를 통해 수저계급론에 절망하는 청년들에게 기본자산을 지급하고 0.1%가 가진 불공정 자산을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돌려줘야 합니다. 그것이 촛불혁명을 완성하고자 하는 21대 국회 임무입니다. 1대 99의 사회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나면 누구나 공평하게 꿈꾸고 살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염원이고 바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김희송> 그리고 최근 비례정당 창당, 그리고 거기에 따른 제3세력의 참여 여부를 두고 논란이 큰데요. 민중당에서는 최근에 진보진영의 비례정당 참여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이신가요?

◆김해정> 정치계 연합은 지난 달 말에 여섯 개 정당에 창당을 제안했는데요, 민중당도 포함돼있습니다. 제안에 대한 당의 입장을 정하기 위해 조만간 당 차원에서 공식논의를 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당원과 지지자의 뜻을 모아 지혜로운 결정이 내려지리라 생각하고요. 어떤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비례 1번 후보로서 그 뜻을 받드는데 앞장설 생각입니다.

◇김희송> 그리고 한 가지 더 궁금한 부분은요, 비례대표의 경우는 3% 이상의 지지를 획득해야 현재 선거제도에서는 비례후보로 선정되는데 민중당은 지금 현재 몇% 정도를 예상하고 계신가요?

◆김해정> 지금은 3% 이상의 득표를 목표로 생각을 하고 있고요. 현재 여론조사 보면 많을 때 2%까지 지지율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희송> 그렇다면 총선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민중당의 비전을 잘 알려야 할 것 같은데요.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가요?

◆김해정>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1% 특권층의 불공정 자산의 몰수, 재분배는 지금 당장 총선에 사용하기 위해서 일회성 공약으로 제출된 것이 아닙니다. 우리 사회의 근본 문제와 관련해 새로운 길, 새로운 프레임을 제시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일 것 같고요. 저희 민중당의 가장 큰 자랑인 각 계급계층이 망라된 정당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이야기해드리고 싶습니다. 노동자, 농민, 여성, 빈민, 청년 등 각 계급계층별로 중앙과 지역에서 이미 구성돼있습니다. 어느 정당도 갖지 못한 힘입니다. 언론의 조명이 많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무려 16만 명이 이번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 참여한 까닭도 거기에 있습니다. 총선 과정에서 각계각층 민중이 결집한 정통진보정당 민중당의 위력을 유감없이 보여드릴 생각입니다.

◇김희송> 그렇다면 김해정 예비후보님께서 보셨을 때, 민중당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그리고 만약에 원내 진입을 하신다면 21대 국회에서 민중당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각오하고 계신가요?

◆김해정> 촛불로 문재인 정부를 만들었는데 내 삶이 바뀐 게 없다는 말씀을 많이 듣고 있습니다. 촛불약속을 지킬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실망하시는 분들도 상당한데요. 출발은 좋았는데 속도가 점점 줄더니 시동이 꺼질 듯한 상태입니다. 촛불시민혁명의 개혁과제를 실현하는데 민중당의 역할이 막중하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정부 남은 임기, 촛불개혁이 더 이상 헛되게 돼선 안 된다고 생각하면 민중당을 지지해주십시오. 불평등한 한국사회 시스템을 구조적으로 뜯어 고치는 21대 국회가 되어야 합니다.

◇김희송> 한 가지 더 궁금한 부분이 있는데요. 진보정당의 역사들 속에서 민주노동당으로부터 출발했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어찌 보면 정의당과의 관계 문제 설정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혹시 통합이라든가 연대에 대한 논의, 그런 부분들은 어떻게 예상하고 계신가요?

◆김해정> 아직 당 차원에서 통합과 연대에 대한 논의는 있지 않고요. 민중당이 민주노동당, 통합진보당을 개설한 정통진보정당으로서 지금 자기 역할을 하는 것, 그리고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를 1번으로 배출한 유일한 진보정당으로 자기 가치를 지키는 것이 지금은 좀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김희송> 민중당으로서의 역할과 위치를 찾기 위해서 각자 노력하겠다, 이렇게 판단해도 되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해정> 감사합니다.

◇김희송> 지금까지 민중당 김해정 예비후보와 이야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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