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발표한 7차 경선 결과에 따르면, 금 의원은 서울 강서갑 경선에서 강선우 후보에 패배했다.
당은 공식적으로 금 의원과 강 후보의 구체적인 경선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강 후보가 권리당원·일반 여론조사에서 대략 65% 수준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 후보도 경선 결과 발표 직후 유튜브 개인방송 채널에서 "제가 65% 정도의 권리당원과 일반 시민 여론조사 지지를 받았다. 압도적 승리"라고 말했다.
강 후보는 미국 사우스다코다주립대학 교수와 성균관대 겸임 교수를 지냈으며, 민주당 상근 부대변인으로도 활동한 인물이다.
4년 동안 지역구를 다져온 금 의원이 정치 신인 강 후보에게 패배한 것은 이례적인 결과라는 평가다.
심지어 강 후보가 서울 강서갑에서 금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민 것은 지난달 중후반쯤의 일이다. 한 달도 안 되는 시간 동안 강 후보가 금 의원을 제쳤다는 사실은 당 내부에 적잖은 파장을 낳고 있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금 의원은 상당히 유능한 사람이다. 당론과 배치되는 얘기를 했던 적은 있지만, 그렇다고 그의 주장이 완전 터무늬없는 것은 아니었다"며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 놀랐다"고 말했다.
사실 지난달 15일 민주당은 금 의원을 포함한 일부 지역구만 먼저 후보자 추가공모를 발표하면서 일각에선 금 의원을 겨냥한 표적 공모가 아니냐는 얘기가 있었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계속해서 반대하면서 우리 지지층이 실망했고, 금 의원이 지역구 관리를 소홀히 했던 점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다른 중진 의원은 "강서갑에 호남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적극 지지하는 사람들"이라며 "금 의원이 공수처를 반대한 게 지역 민심에 좋지 않게 작용한 것 같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금 의원의 공천 탈락은 번복되기 어려워 보인다. 재심을 신청할 수는 있지만,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인정되기 힘들다.
결국 민주당이 강조해온 시스템 공천에서 소신 발언을 이어온 금 의원이 탈락하면서 민주당의 다양성 측면이 약해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도권의 재선 의원은 "결과적으로 다양성 측면이 약해진 것은 맞다"며 "다만, 당에서 의도적으로 내친 것은 아니고, 본인이 지역관리를 못한 책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남국 변호사가 금 의원에 도전장을 내밀었을 때 '친(親)조국 vs 반(反)조국' 프레임이 불거지자, 중앙당에서 김 변호사를 다른 곳으로 전략공천까지 하는 배려를 해줬는데도 금 의원이 패배한 것은 자신의 책임도 크다는 얘기다.
금 의원의 탈락이 향후 총선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걱정도 나온다. 금 의원이 중도층의 목소리를 대변한 측면이 있었다는 시각 때문이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당의 외연을 확장시키기 위해서는 금 의원 같은 사람을 키워줬어야 했다", "당 차원에서 일부러라도 금 의원을 안고가는 모양을 취했어야 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