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를 통해 마스크 공급업체를 수소문하거나 어린이집 연합회에서 공동구매에 나서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마스크 품귀 현상 앞에 모두가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부산 사상구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며 사상구 어린이집 연합회 대표를 맡은 임정희 원장.
긴급돌봄 서비스로 등원하는 아이들과 선생님을 위해 마스크 구하기에 나섰지만 결국 실패했다.
판매처를 수소문해봐도 마스크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였고, 다른 어린이집도 비슷한 상황이라는 소식이 들려왔다.
임 원장은 개별적으로 구매하기 힘든 상황인 만큼 연합회 차원에서 공동구매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구청으로부터 마스크 도매업체 4~5곳을 소개받았다.
업체 2곳은 "공장을 확보했다"고 했지만 이후 연락이 끊겼고, 한 업체는 "공장에서 한 장당 4천원을 부르더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결국 마스크를 확보하지 못한 임 원장은 논의 끝에 마스크 대신 손 소독제·소독용 티슈 등 물품을 공동구매해 나누기로 했다.
임 원장은 "지금도 긴급돌봄으로 등원하는 아이들이 있지만, 어린이집에는 마스크가 없어 각 가정에서 착용시켜 등원하라고 안내하고 있다"며 "마스크 없이 등원하는 아이들에게는 각 어린이집에서 기존에 보관해뒀던 마스크를 쓰게 하고 있지만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부산 일선 구·군은 지난달 말 각 어린이집에 아동과 선생님을 위한 마스크와 손 소독제 등 방역 물품 구매비를 지원한다고 통보했다.
지자체별로 지원받은 국·시비 수백~수천만원 한도 내에서 어린이집들이 물품을 선 구매하면, 추후 정산을 통해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어린이집들은 '마스크 대란' 탓에 지원금이 있어도 구매를 하지 못하고 있다.
부산 사하구 관계자는 "지원 예산 3천400여만원 중 사하구는 현재까지 40%가량을 썼는데 이 중 손 소독제 구매비로는 850만원을 집행한 반면 마스크 구매비는 500만원에 불과하다"며 "마스크를 구할 수가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서구 관계자도 "구 전체 어린이집 35곳에서 현재까지 마스크는 400장밖에 사지 못했다"며 "마스크 구하기가 워낙 어렵다 보니 가격도 치솟아 1장에 3천500원~4천원씩 주고 산 곳도 있다"고 전했다.
영도구 관계자는 "지원금 안내를 받은 어린이집 원장들이 마스크 구입에 어려움을 토로해 구청에서 지역 판매업체를 수소문했다"며 "다행히 자활기업 한 곳에서 어린이용 마스크를 취급해 연결을 해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다수 지자체는 마스크 업체 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서구 관계자는 "어린이집들이 마스크를 구하기 어렵다며 구에 일괄구매를 요청하고 있지만, 구에서도 구하기가 어려운 건 마찬가지인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부산진구 관계자도 "지역 어린이집이 마스크 확보를 하지 못해 구에서 나서 어린이집과 업체를 연결하려 했다"면서 "하지만 단체구매를 하더라도 마스크 1매당 가격이 4천원을 넘어서 업체 연결을 포기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처럼 어린이집과 지자체가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어린이집 휴원 기간은 오는 22일 종료를 앞두고 있어 마스크 확보는 더 절실해진 상황이다.
곧 수십 명의 원생을 한 공간에 수용해야 하는 어린이집들의 절박한 마스크 구하기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