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체크]공적 마스크 사면 中에 개인정보 털린다?

약국, 마스크 중복구매 막기 위해 구매자 주민번호 등록
이와 관련 "개인정보 유출돼 선거조작에 활용된다"는 가짜뉴스 퍼져
가짜뉴스 근원지는 한 보수 유튜버…"해킹 통해 선거조작 가능"
식약처 "중복구매 확인용으로만 활용…가짜뉴스 엄정 대응"

공적 마스크 구매가 1인당 일주일에 2매로 제한된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한 약국에서 약사가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시민의 신분증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마스크 5부제 시행으로 약국에서 공적 마스크를 구입하면 개인정보가 중국으로 유출돼 한국 선거 조작에 활용된다는 황당무계한 가짜뉴스가 떠돌고 있다.

정부는 지난 9일부터 마스크를 1주일에 1인당 2매만 살 수 있도록 하는 마스크 5부제를 시행하고 있다.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라 마스크 구매가 가능한 날이 요일별로 제한된다.

마스크를 사려면 본인이 직접 약국을 방문해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여권 등 공인신분증을 제시해야 한다. 약국에서는 중복구매를 막기 위해 구매자의 주민등록번호를 '마스크 중복구매 확인시스템'에 조회하도록 돼있다.

이런 정부의 조치를 겨냥한 악의적인 가짜뉴스가 유포되고 있다. 주민등록번호로 마스크를 구입하면 개인정보가 중국으로 흘러 들어가 선거 조작에 활용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카카오톡과 SNS 등을 중심으로 유포되고 있는 이 가짜뉴스에는 "주민번호로 마스크를 구매하면 큰일난다. 우리 정보가 중국으로 넘어가 해킹을 통해 불법 선거 조작에 이용된다고 한다. 마스크를 만들어 사용하자"는 내용이 담겨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 가짜뉴스는 한 보수 유튜버의 방송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 유튜버는 지난 7일 '계획된 마스크 대란 빅브라더 시대로 들어가는 한국'이란 제목의 영상을 본인의 유튜브 계정에 올렸다.


그는 문제의 영상에서 "마스크 대란은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며 "마스크를 배급받는 상황이 됐다. 사회주의식 공급 시스템을 만들려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마스크 5부제로) 모든 신상정보와 위치를 다 파악할 수 있다. 국민 통제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선거 전까지 이걸 하려고 한다. 그래야 여러분들이 스마트폰으로 투표를 했을 때 해킹이 가능하다. 어디에 사는지가 바로 지역구를 나타내고 휴대폰 번호가 여러분의 지역구 내 연락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걸 정확히 알아야 선거 조작이 가능하다. 주민등록증에 있는 주소와 여러분이 사는 현 거주지가 다른 경우가 상당히 많다. 선거 조작을 했는데 지역구 인구수가 맞지 않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니 정확한 통계가 필요한 것"이라며 터무니 없는 주장을 했다. 해당 영상은 가짜뉴스에 링크로 공유되며 조회수 122만회를 기록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는 이 가짜뉴스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주민등록번호 등록은 본인 확인과 중복구매를 막기 위한 것"이라며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때나 약국에서 처방전 등록을 할 때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중복구매 확인용으로만 활용될 뿐 다른 기관에 개인정보가 제공되는 일 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또 "마스크 5부제와 관련한 가짜뉴스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며 "가짜뉴스를 유포한 최초 생산자뿐 아니라 중간 유통에 대해서도 엄정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