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에도 하원 관리개혁위원회가 이번 사태를 주제로 역시 청문회를 개최했다.
정부측 인사로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로버트 레드필드 소장과 국립보건원산하 알레르기감염성질환연구소(NIH) 앤서니 파우치 소장 등이 출석했다. 두 사람은 백악관 코로나대책 태스크포스(TF) 핵심 구성원들이다.
C-SPAN TV와 라디오로 동시 생중계된 청문회는 한마디로 '코리아 코로나 사태' 청문회장을 방불케했다. 한국의 사례를 약방의 감초처럼 가져다가 정부 비판에 활용했다.
여기에는 여당(공화당)과 야당(민주당)이 따로 없었다.
캐롤라인 맬로니(민주당) 위원장의 모두발언부터 보자.
발언을 해놓고도 성이 차지 않았는지 맬로니 위원장은 자신의 질의 시간에도 "주변으로부터 너무 많은 이야기를 듣는다"면서 검사 관련 질문을 거듭 이어갔다.
"미국의 첫 코로나 감염 사례는 1월 21일이었다. 그리고 미국은 지금까지 약 4,900명의 사람들을 검사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한국은 이미 20만 명 가량을 검사했다. 그들은 하루에 15,000명을 검사할 수 있다. 지난 두 달 동안 미국이 검사한 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하루에 감사할 수 있다. 우리는 왜 검사하고 보고하는데 한국에 그렇게 뒤처져 있는 것인가?
파우치 소장이 레드필드 소장에게 대답을 떠넘기려 하자 맬로니 위원장은 더 뼈아픈 질문으로 응수했다.
"나는 정말 한국에 가서 50개에 이르는 이동식 검사소에 검사받고 싶다. 그냥 차에 탄 채로 표본을 채취하고, 검사 받고 이틀 뒤에 결과를 알 수 있다고 하지 않나. 이런 검사소는 환자들간 접촉을 최소화하고 위험을 완화시킨다. 우리는 왜 이런 게 없나? 언제쯤 설치되나?"
그러자 짐 쿠퍼(민주당) 의원이 그런 검사(장비)를 한국에서 도입할 수 있는지, 그런 장비 제공업체의 실명이 무엇인지 등을 추가로 물었다.
레드필드 소장은 "FDA 승인부터 받아야 한다"면서도 미국 업체들도 비슷한 검사 방식을 도입중에 있다고 대답했다.
쿠퍼 의원은 "구글 검색으로 해당 업체들을 찾아봐야 하는 것이냐"며 한국에 뒤처진 검사 방식의 개선을 촉구했다.
여당 의원들도 해당 질문을 받아 추궁했다.
조디 하이스(공화당) 의원은 한국의 검사(장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FDA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부분을 문제 삼으면서 국가 비상사태에서는 관련 규제를 미뤄야(waive)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날 가장 핏대를 세운 의원은 라자 크리슈나모우티(민주당) 의원이었다.
한국과 미국의 대응이 아주 큰 차이는 없다는 관료들의 해명에 대해 그는 기본적인 팩트가 나열된 차트를 보이면서 관료들을 몰아세웠다.
레드필드 소장은 이에 대해 "미국의 검사(장비)는 공공 기관용으로 개발한 것이지 민간용으로 개발한 것이 아니다"며 "민간 부분과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크리슈나모우티 의원이 "지금 민간 부분 탓을 하느냐?"고 쏘아붙였다.
레드필드 소장은 "탓하는 게 아니다"고 꼬리를 내렸다.
코로나19 사태로 미국 의회에서 벌어지는 이날 이 같은 풍경은 언젠가부터 아주 낯익은 것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