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영화관…코로나19 위기 극복책 부심

하루 관객 5만여 명 그쳐…역대 최저 수준 뚝
줄줄이 개봉 연기…재개봉작으로 라인업 구축
수입영화 공동 배급·마케팅도…업계 상생 도모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코로나19 여파로 관객들 발길이 뚝 끊긴 영화업계에서 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1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날 전체 영화관객은 5만 1382명이다. 앞서 9일에도 5만 1578명으로 이틀 연속 하루 관객 5만 명대다. 전주 평일(2~6일) 관객이 하루 6만 명대를 유지해 오던 데서 더 떨어졌다.

하루 5만 명대 관객은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를 시작한 2004년을 제외하면 최저 관객수다. 이 첫 해는 집계 데이터 신뢰도가 낮다는 점에서 현재 하루 관객수는 사실상 역대 최저인 셈이다.

코로나19가 크게 번지던 지난달 23일 정부가 감염병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면서 2월 말에서 3월 관객과 만날 예정이던 기대작들이 줄줄이 개봉을 연기했다. 관객들 역시 감염 우려로 극장을 찾는 빈도가 확 줄면서 영화관들은 상영회차를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맸다.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개봉 예정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을 연기하면서 콘텐츠 확보에도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개봉작 라인업 확보 차원에서 (대규모 작품들에 밀려 상영관을 확보 못해)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영화들을 모으는 중"이라고 전했다.

재개봉작들이 현재 상영관들을 채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미 검증된 작품을 다시 한 번 극장에 걸어 현재 개봉작 확보 어려움을 상쇄시키려는 의도다.


CGV는 '누군가의 인생 영화 기획전'이라는 테마로 22편을 선정해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상영 중이다. '어바웃 타임' '비긴 어게인' '스타 이즈 본' '말할 수 없는 비밀' '메멘토' 등 개봉 당시 화제를 모은 작품들이 대거 포함됐다. 한국 배우로는 처음으로 일본 아카데미상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심은경 주연작 '신문기자'도 11일 CGV에서 단독 재개봉했다.

롯데시네마는 '힐링무비 상영전'을 열고 '리틀 포레스트'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원더' '그린 북' 등을 재개봉했으며, 메가박스 역시 '명작 리플레이 기획전'을 통해 '아이리시맨'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로마' '결혼 이야기' '겟 아웃' '문라이트' 등 작품성 높은 영화들을 소개한다.

수입배급사들도 신작 공동 배급·마케팅 카드를 내놓고 위기 극복을 위한 합작에 나선다.

20여 곳 수입배급사가 포함된 영화수입배급사협회는 회원사들이 수입한 작품들 중 신작 10여 편에 대한 공동 배급·개봉 방안을 최근 멀티플렉스 3사에 제안했다. 이달 중순부터 매주 2, 3편씩 신작을 개봉하는데 홍보마케팅 등을 회원사가 공동 진행한다는 것이다.

결국 코로나19 여파로 수익을 담보하기 힘든 환경에서 개봉하는 만큼 멀티플렉스 역시 이들 영화의 상영관 확보에 협력해 달라는 취지다. 콘텐츠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멀티플렉스 입장에서도 분명 상생 전략이다.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영화업계가 협력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 나가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영화수입배급사협회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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