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 제이스의 류현진(33)이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이 자체 패널 투표로 선정한 2020시즌 메이저리그 선수 랭킹에서 94위에 올랐다. 선발투수 중에서는 28위다.
ESPN은 11일(한국시간) 공개한 투표 결과에서 류현진을 94위에 올려놓으며 "작년 8월 중순까지 142⅔이닝을 소화해 평균자책점 1.45, 볼넷 17개, 피홈런 10개를 기록하며 눈부신 시즌을 보냈다. 이후 주춤했지만 그래도 평균자책점 2.32로 리그 1위를 차지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류현진의 부상 경력을 언급했다. LA 다저스에 몸담은 7시즌동안 열 차례나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고 소개하면서 "작년에는 부상으로 빠진 기간이 총 21일에 불과했다. 2013년 데뷔 시즌 이후 가장 적었다"며 비교적 건강하게 한 시즌을 치렀다고 전했다.
류현진은 지난해 다저스에서 14승5패 평균자책점(ERA) 2.32를 기록하며 활약했다.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는 수상자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4년 총액 8000만 달러의 대형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체결하며 토론토 블루 제이스 유니폼을 입었다.
류현진은 2019시즌에만 좋은 활약을 펼친 것은 아니다. 2018시즌에도 7승3패 평균자책점 1,97을 올리며 활약했다. 하지만 잦은 부상 때문에 15경기 등판에 그쳤다. 마운드에 서있는 순간만큼은 정상급 투수였지만 그러지 못할 때가 많았다.
류현진이 최근 2시즌동안 뛰어난 성적을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94위, 선발투수 28위에 머문 것은 부상 경력 그리고 강속구로 타자를 압도하는 유형의 투수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또 지난해 성적을 '반짝' 활약으로 평가하는 전문가들도 다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모두 토론토의 에이스로 새 출발에 나서는 류현진이 증명해나가야 할 과제다.
선발투수 중에서는 뉴욕 양키스로 이적한 게릿 콜이 전체 2위로 가장 높았고 디그롬은 3위에 올랐다. 지난해 워싱턴 내셔널스의 우승 주역 맥스 슈어저와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는 각각 7위, 16위로 뒤를 이었다.
다저스에서 류현진과 삼각편대를 이뤘던 워커 뷸러는 선발투수 중 다섯 번째이자 전체 19위에 올랐다. 클레이튼 커쇼는 48위에 이름을 올렸다.
투수와 타자를 병행하는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는 34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6승8패 평균자책점 3.98을 기록한 다르빗슈 유(시카고 컵스)는 후반기에 잘했다는 이유로 80위에 올랐다.
전체 1위는 에인절스의 간판 외야수 마이크 트라웃이 차지했다. 류현진의 소속팀 토론토에서 순위가 가장 높은 선수는 특급 유망주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로 74위에 올랐다. 류현진을 제외한 한국인 선수는 상위 100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