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는 미국 증시의 폭락에 따라 전장보다 11.92포인트(0.61%)내린 1942.85에서 하락 출발해 장 초반 1930선까지 주저 앉았다. 이후 개인 및 기관의 매수세와 외국인의 매도세가 힘겨루기를 하며 등락을 반복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5.37포인트(0.87%) 오른 619.97로 마감했다.
비록 이날 소폭 상승하기는 했지만 최근 이어지는 국내 증시의 하락세는 코로나19로 인해 급락한 세계 증시의 큰 흐름과 차별화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코로나19의 유럽과 미국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우려)이 현실화된 것으로 보고, 당분간 증시가 반등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내와 중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어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당분간 지속될 예정이다.
박 연구원은 "우리 경제가 좋아지려면 수출이 잘 돼야 하는데, 미국과 유럽 확진자 수가 증가하게 되면 수요 둔화로 인해 수출이 안 될 것이고, 유가까지 급락하면서 원유국 수출이나 수주 등도 제대로 될 리가 없다"면서 "국내 확진자 수 진정세는 다행이지만, 글로벌 상황이 좋아져야 국내 경제도 회복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증권가는 당분간 증시의 흐름을 부정적으로 내다보며 코스피 1900선의 붕괴 가능성도 내비쳤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경기 둔화 가능성이 여전한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 실패에 따른 유가 급락 등 증시에 부담을 주는 요소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야 하는데 현재로선 쉽지 않아 보인다"며 "변동성 확대는 물론 증시의 하단으로 생각했던 1900선의 하향 이탈 가능성, 일부 부실기업들의 도산 가능성까지 모두 열어둬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KB증권도 코스피 저점을 1930에서 1850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문제는 단기적으로 투자심리를 진정시킬 재료가 부족하다는 점"이라며 "12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회의, 16일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이 예정돼 있으나 짧게는 3일, 길게는 3주가량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미국이 급여세 인하 등 시장 안정화 조치를 얼마나 빨리 강도 높게 내놓느냐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상현 연구원은 "최근 미국 주가가 금융위기 당시보다도 빠지는 속도가 더 빠르다"며 "미국 재무장관 등이 회의를 하고 실질적인 구제책을 내놓는다고 했는데 그 결과에 따라 긍정적으로 보면 바닥을 찾아가는 모습일 수 있다. 그렇게 보면 국내 증시도 추가적 하락보다는 당분간 변동성이 확대되는 흐름이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