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몰린 홍준표, ‘무소속 대구’냐 ‘불출마’냐 고심

'컷오프' 반발 洪, 黃 향해 "공천 바로 잡아달라" 촉구
무소속 출마시 후보지역, 경남양산을 및 대구수성을 등 거론돼
대선주자로서 '탈당' 감행 쉽지 않아…불출마 가능성도

미래통합당 홍준표 전 대표가 9일 자신에 대한 컷오프(공천배제)를 '막천'이라고 규정하며 황교안 대표에게 이를 "바로 잡아달라"고 승부수를 던지면서 귀추가 주목된다.

황 대표가 거부할 경우, 고향인 밀양 출마를 배제한 홍 전 대표는 경남양산을 및 대구수성을 등 무소속 출마와 총선 불출마로 선택의 폭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1대 국회 입성을 위해선 무소속 출마가 불가피하지만, 대선을 노린다면 탈당 이력이 치명적인 만큼 선택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홍 전 대표는 이날 경남 양산시 소재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공천과 관련해 "(황 대표의) 경쟁자 쳐내기와 김형오 공관위원장의 사감이 겹쳐 저를 궁지에 몰아넣은 막천(막장 공천)"이라고 맹비난했다. 다만, 300만 당원들이 눈에 밟혀 지금은 탈당할 수 없다며 황 대표가 직접 나서서 공천을 바로 잡아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지난 5일 컷오프 결정이 나온 이후 홍 전 대표는 자신의 SNS(페이스북) 등을 통해 무소속 출마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지만, 일단 탈당을 보류했다. 황 대표를 포함한 당 최고위원회의가 공관위 결정에 대해 한 차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이번 주말'을 시한으로 제시하며 황 대표에게 최후통첩을 날린 셈이다.

황 대표가 홍 전 대표 관련 공관위 결정에 개입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당내 중론이다. 황 대표 측에선 '종로 출마' 승부를 걸면서 원내 입성이 불투명해진 마당에, 당의 우세지역인 PK(부산‧경남)에서 홍 전 대표가 살아 돌아오는 것에 대한 반감이 팽배한 분위기다.

이 때문에 황 대표 측 속내를 알고 있는 홍 전 대표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황 대표에 대한 막판 압박과 동시에 자신의 무소속 출마를 위한 사전 포석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홍 전 대표가 무소속 출마를 감행할 경우, 예상 지역은 경남양산을과 대구수성구을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고향인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은 출마하지 않겠다고 이날 밝혔다.

양산을 지역의 경우, 통합당 내에선 나동연 전 양산시장과 박인 전 경남도의원, 이장권 전 경남도의원이 경선을 앞두고 있다. 홍 전 대표가 무소속으로 나서면 이들 중 공천을 받은 후보와 민주당 김두관 후보 등 3파전이 펼쳐지게 된다.

문제는 보수진영 분열로 인해 김 후보가 어부지리(漁父之利)로 승리할 경우, 홍 전 대표는 양산을 선거 패배의 책임론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구수성을 출마는 TK(대구‧경북) 공천에서 떨어진 현역의원들과 홍 전 대표의 '무소속 연대설'과 함께 흘러 나왔지만, 홍 전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무소속 연대설을 일축했다. 대구로 출마하더라도 독자노선을 고수하겠다는 것이다.

대구수성구을 지역은 주호영 의원의 지역구였지만, 주 의원이 공관위의 요청을 받아 수성구갑으로 옮기면서 현재 이인선 전 대구경북자유구역청장과 정상환 전 부장검사의 경선이 예정돼 있다.

일각에선 홍 전 대표가 김태호 전 경남지사처럼 일관되게 고향 출마를 고수했어야 하는데, 갈지자(之) 행보를 보인 게 패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당초 자신의 고향인 밀양 출마를 선언했던 홍 전 대표는 공관위 압박에 못 이겨 양산을 출마로 선회했다.

홍 전 대표는 김 위원장이 자신에게 나 전 양산시장을 설득해 경선에 참여시키면 양산을 지역 경선을 실시하겠다고 약속해놓고 자신을 컷오프 시켰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노련한 김 위원장의 덫에 걸려든 게 아니냐는 것이다.

야권 내 대선주자로 꼽히는 홍 전 대표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차기 대선을 노린다면 탈당 이력이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홍 대표 자신이 모를 리 없다는 지적이다.

국회의원 4선과 경남지사 재선, 당 대표 두 번, 대선후보 등을 거친 홍 전 대표에게 남은 정치적 목표가 차기 대선이라는 점에서 불출마 선언도 검토해볼 만한 카드로 꼽히기 때문이다.

당내 한 수도권 중진의원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통상 총선에서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대선 후보로서 평가가 달라진다"며 "상황이 몰릴 대로 몰렸지만 홍 전 대표도 선택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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