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또 거짓말' 신천지, 방역 빌미로 폐쇄 건물 진입 시도

부산 신천지 신도, "방역 작업 하겠다"며 건물 진입 시도했다가 보건당국에 저지
동구청, "전문업체 직원이 폐쇄 건물 방역할 줄 알았지만, 알고보니 신천지 신도"

부산 동구 신천지 안드레 연수원. (사진=송호재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폐쇄된 부산의 한 이단 신천지 건물에 신천지 신도들이 방역 작업을 하겠다며 진입을 시도했다가 보건당국에 저지당했다.

바이러스 확산 원인으로 지목되며 사회적인 질타를 받는 상황에서도 또다시 거짓말을 일삼은 신천지에 대한 비난과 함께 관할 지자체의 관리가 부실했다는 지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부산 동구청과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9일 오전 부산 동구 신천지 안드레 연수원에 방역업체 관계자 20여명이 찾아왔다.

오는 10일 건물 폐쇄 기간이 끝날 것에 대비해 전문 업체가 미리 내부를 방역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보건소와 경찰이 확인한 결과 이들 가운데 방역업체 직원은 단 1명뿐이었다.


나머지 20여 명에 달하는 인력은 모두 신천지 신도로 확인됐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동구보건소는 현재 폐쇄 중인 건물에 일반 신도가 진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출입을 불허했다.

지난주 신천지 측은 9~10일 사이 건물 내부를 방역하겠다는 계획을 구청에 전달하며 방역업체를 동원해 작업하겠다고 신고했다.

하지만 정작 방역에는 업체 직원이 아닌 신천지 신도들을 대거 동원한 것이다.

(사진=자료사진)
경찰 역시 안전관리 차원에서 현장을 점검하다가 이런 사실을 확인한 뒤 관계기관에 통보했다.

동부경찰서 관계자는 "폐쇄된 건물에 대한 안전관리 차원에서 현장을 확인하다가, 방역 업체가 아닌 신천지 관계자가 건물에 진입하려 한 사실을 알게 됐다."며 "코로나19 사태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폐쇄된 건물에 해당 건물 관계자가 직접 진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관계기관에 이를 알렸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해당 방역 업체와 신천지 측은 "방역 업체 직원들이 신천지 건물에서 작업하기를 꺼려, 신도들을 동원한 것"이라고 관계기관에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에서는 관할인 동구청이 행정 주체로서 상황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바이러스 사태가 계속되면서 신천지 건물 폐쇄 기간이 연장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한데도, 방역을 빌미로 건물에 외부인 출입을 허가한 결정이 적절하냐는 지적이다.

실제로 부산시는 신천지 건물 폐쇄 기간을 연장해 11일 이후에도 출입을 통제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게다가 신천지 신도가 대거 건물 진입을 시도하고 해당 보건소가 이를 불허한 지 1시간이 지난 뒤에도 동구청 담당 부서에서 이 사실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다가 뒤늦게 사태 파악에 나서는 등 안일한 대처로 일관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동구청 관계자는 "애초 신천지 측이 신도가 아닌 방역 업체를 동원하겠다고 말해 이를 믿고 방역을 허가해준 것"이라며 "또 폐쇄 기간이 끝나가는 상황에서 내부를 방역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이를 허가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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