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100일 만에…故문중원 기수 장례식

오늘부터 서울대병원서 3일장…7일·8일 오후 6시 추모제
민주노총·마사회, 제도 개선안 마련·책임자 중징계 어제 합의
부인 오은주씨 "정말 쉽지 않은 합의…모든 이들이 행복하길"
시민대책위 "마사회 구조적 문제 드러내기 위한 진상규명 투쟁 계속할 것"

7일 오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인근 고(故) 문중원 기수 시민분향소에서 문 기수의 운구차가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향할 준비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1월 29일 마사회 조교사들의 비리를 알리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문중원 기수의 장례식이 사망 100일만에 치러지게 됐다. 민주노총과 한국마사회(마사회)가 재발 방지책에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마사회 故 문중원 기수 죽음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대책위)'는 7일 "오늘부터 3일동안 노동사회장이 열린다"며 "마사회와 합의에 도달했지만 진상 규명을 위한 투쟁은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 기수의 장례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된다. 7일과 8일 오후 6시에는 장례식장 1층에서 추모제가 열린다. 발인은 오는 9일 오전 7시다. 발인 후 오후 2시에는 문 기수가 일했던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노제와 영결식이 거행된다. 장지는 경남 양산 솥발산 공원묘원이다.

문 기수의 유족을 대리해 교섭에 나선 민주노총과 마사회는 전날 ▲ 3개월 내에 부산·경남 경마 시스템의 배경과 현황을 분석하는 연구용역 사업 추진 및 정부 보고 ▲ 경쟁성 완화와 기수 건강권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 등을 추진하는 데 합의했다.

또 마사회는 문 기수 사망사고 책임자가 밝혀질 경우 형사 책임을 따지는 것과 별도로 인사위원회 등에 면직 등 중징계를 부의하기로 했다.


시민대책위는 문 기수 사망 후 100일이 지나기 전에 장례를 치러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에 이 합의안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며 "문 기수를 죽음에 이르게 한 마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기 위해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지만 마사회의 완강한 거부로 이는 과제로 남게 됐다"고 말했다.

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인근 문중원 기수 시민분향소 앞에서 열린 '문중원 기수 죽음의 재발방지 합의에 대한 입장 및 장례 일정 발표 기자회견'에서 고 문중원 기수의 부인 오은주 씨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대책위는 "유가족은 청와대의 분향소 폭력 침탈에 대해 사과를 받지 못했고, 마사회는 합의가 이뤄지는 날까지도 기수들의 도덕성을 문제 삼아 적폐를 덮으려고 했다. 고용노동부는 기수들이 낸 노조설립신고서를 아직도 수리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기수의 부인인 오은주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마사회와의 합의는 정말 쉽지 않은 교섭이었다"며 "남편의 유서 마지막 내용 중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적혀있다. 모든 이들이 행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기수는 지난해 11월 29일 렛츠런파크 부산경남(부산경마공원)에서 근무하던 중 마사회의 채용 비리와 승부 조작 등 비리를 고발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문 기수는 기수로 일하다가 조교사 자격증을 땄지만, 4년 넘게 마방(경주마 관리소)을 배정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위는 장례 첫 날인 이날 '죽음을 멈추는 1000대의 희망차량행진'을 열었다. 오후 1시 과천경마장에서 시작해 오후 3시쯤 광화문에 도착, 총리공관과 서울대 장례식장 등을 거쳤다. 대책위는 장례를 치른 후 '마사회 적폐 권력 해체를 위한 대책위원회'로 명칭을 바꿔 활동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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