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33·32’…코로나19에 일정 미룬 K리그 경우의 수

코로나19의 여파로 2020시즌 개막을 미룬 K리그는 줄어든 경기일만큼 예년보다 빈틈이 없는 일정 소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코로나19로 인해 늦어지는 K리그의 ‘봄’. 그래서 경우의 수 등장은 불가피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달 24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코로나19의 확신이 진정될 때까지 2020시즌 K리그의 개막을 연기했다. 1, 2부리그뿐 아니라 R리그와 K리그 주니어까지 개막이 늦춰졌다.

프로축구 출범 이래 전례가 없는 개막 연기는 선수와 관계자뿐 아니라 축구팬의 건강을 위한 결정이다. 하지만 개막이 미뤄지는 만큼 예정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선수와 팀, 연맹의 부담은 시간이 흐를수록 커지고 있다.

단순히 K리그만 개막을 늦춘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프로축구연맹과 K리그 팀의 고민은 더 커진다. 전북과 울산, 서울, 수원이 출전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일정을 수차례 조정하고 미뤘다. 여기에 국제축구연맹(FIFA)도 AFC와 논의한 끝에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일정을 연기했다.

뿐만 아니라 K리그 팀이 모두 출전하는 대한축구협회(FA)컵 외에도 TV중계와 스폰서 등 리그 일정을 위해 고민해야 할 변수가 더 있는 만큼 K리그는 고민이 크다.

10개 팀이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두 번의 순번을 소화해 총 36경기로 정규시즌을 치르는 K리그2는 그나마 변수가 적은 편이다. 외부 변수가 적은 만큼 늦춰진 개막 일정에 맞춰 기존 일정을 촘촘하게 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12개 팀이 한 번의 홈 앤드 어웨이를 소화한 뒤 홈 또는 원정에서 11경기를 치러 상, 하위 스플릿으로 나눠 다시 그룹별로 5경기를 추가로 치러야 하는 K리그1은 늦춰진 시즌의 개막 일정에 따라 기존 38경기를 모두 소화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벌써 늦춰진 K리그 일정 변경의 다양한 ‘경우의 수’가 등장하고 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 축구 관계자의 의견을 물어 3가지 가능성을 소개한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의 수는 ‘38’이다. 대회 기간은 줄어들지만 기존 경기 수를 그대로 유지하는 방안이다. K리그 팀에게 경기는 ‘영업’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경기 수 감소를 환영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예비일과 휴식일 등을 활용해 빈틈이 없는 일정으로 기존 38경기를 모두 소화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하지만 이 일정을 유지하는 경우는 예년보다 리그 종료가 늦춰질 수밖에 없다.

‘33’도 가능하다. 기존 38경기에서 스플릿 라운드 5경기를 제외하는 방식이다. 2012년 도입 이후 K리그 승강제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큰 공을 세운 스플릿라운드를 과감하게 포기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홈 경기를 2번 치르는 팀과 1번 치르는 팀이 발생하는 만큼 각 팀의 선호도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현행 스플릿 라운드에서도 발생하는 문제다.

이 때문에 ‘32’라는 새로운 경우의 수도 가능하다. 스플릿 라운드 도입 시기를 기존 33경기에서 22경기로 축소한 뒤 상, 하위 스플릿으로 나뉘어 10경기를 소화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정규 라운드와 스플릿 라운드를 모두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치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경기 수가 가장 많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영업일’을 중시하는 팀의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아직 변수가 많아 리그 일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이르다”면서 “기존 38경기 일정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나 (코로나19의 확산이 계속되며) 개막이 4월 말, 5월까지 늦춰지는 경우 리그 단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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