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평신도들과 광범위하게 접촉하는 간부들이 신천지 집단 감염 사태의 단초를 제공했을지 주목된다.
6일 신천지 내부 소식통 등에 따르면 대구 지파장 최 모 씨가 확진자로 판명돼 모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지파장은 운영을 총괄하면서 이만희 총회장을 대신해 주일 설교를 하기도 하는 대구 신천지 최고위 인사다.
최 씨는 대구지역 코로나19를 촉발한 31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시점인 18일 직후 의심 증상이 나타났고 이후 확진자로 판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신천지 강사 L 씨도 대구 모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정통 개신교의 목회자 격인 신천지 강사는 주로 성경 해석과 교리 교육을 담당하고 지파장을 대신해 주일 설교 단상에 오르기도 한다.
역시 핵심 간부로 통하는 K 홍보부장과 G 청년 총무도 경북 등지에 마련된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 상태다.
위장 봉사 단체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K 씨도 확진자로 판명돼 자가에서 대기중이다.
K 씨는 지역 유력 인사들과 접촉하는 등 대외 활동을 활발하게 펴는데 지난 지방 선거 때 활동한 이력도 있다고 한다.
신천지와 가까운 모 매체 소속 언론인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언론인은 대구시와 대구시의회, 대구교육청 등 대구지역 주요 기관을 두루 출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뇌부로 꼽히는 C 대학부장과 K 섭외부장, L 총무 등은 코로나19 진단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L 총무는 대구시가 신도 명단 누락 등의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한 피당사자다.
섭외부장은 출석 여부를 비롯해 신도 신변 전반을 관리하고, 총무는 영생하는 14만 4천 명 안에 들려는 신도들의 실적 점수를 매긴다.
일각에선 대구지역 코로나19 폭발 배경에 신천지 지도부들의 감염이 깔려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대구이단상담소 이동헌 소장은 "군에서 사단장이 연대장을 모으고 이어 연대장이 중대장들과 접촉하듯 신천지도 운영 방식이 유사하다"며 "위에서 아래로 탑다운 방식으로 촘촘히 연결돼 있는 조직 특성을 감안하면 지도부들의 대거 확진은 예사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방역당국이 피라미드 같은 신천지 조직을 역으로 활용해 대응했어야 했다는 탄식도 나온다.
이동헌 소장은 "지파장과 중진들은 신도들을 순식간에 집결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며 "대구시가 사태 초기 지파장 등을 동원해 신도를 일정한 공간에 모아 발 빠르게 전수 조사를 하고 격리 조치를 했더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