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위기' LCC…국토부는 추가 지원 난색

유동성 지원 장벽도, 사용료 '유예'도 계속…LCC "공항과도 상생하는 입장인데"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하반기 '노노재팬'에 이어 올 상반기 코로나19 사태까지 맞이하면서 여객 수요 급감으로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수난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저비용항공사들의 요구사항 등에 대응하는 추가 계획은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달 17일 국토부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은 코로나19 대응 경제장관 회의를 열고 유동성 지원과 각종 운항 관련 의무 이행 등을 유예해주는 내용을 골자로 한 '항공분야 긴급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매출 급감 등으로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을 겪는 LCC를 주 타깃으로 산업은행을 통해 최대 3000억 원까지 유동성을 공급받게 하고, 전년 동기 대비 여객이 감소한 항공사는 공항시설사용료와 과징금 등을 3개월 간 납부 유예해주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벼랑 끝에 몰린 LCC 업계에 숨통을 트여주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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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부산, 에어서울,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6개 LCC 업계 사장단은 지난달 27일 정부에 △무담보‧장기저리 조건의 긴급경영안전자금 지원 △공항사용료와 세금의 전면 감면 조치 시행 등을 공동 건의했다. 지난 3일에도 LCC 최고경영자들은 국토부 김상도 항공정책실장과의 좀 더 전향적인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은행은 전날 "일부 항공사에 대해 심사 절차를 완료했다"며 금융 지원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앞서 일부 LCC의 재무 구조상 문제를 염려하며 대출에 난색을 표했다는 분위기가 전해졌던 탓에 업계의 불안은 가라앉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 당시 유사한 금융 지원이 생겼을 때도 담보 등을 고려한 심사 탓에 실제 융통까지 수개월이 걸렸던 점 때문에 나오는 요구"라며 "LCC도 회사마다 상황이 조금씩 다르지만, 특히 유동성 상황이 좋지 않은 곳은 이 문제를 더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신속한 융통을 위해 금융당국과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면서도 실제 '무담보' 등 요구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사마다 재무 상황 등 사정이 다른데, 이를 일괄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공항시설사용료 등 역시 또 하나의 과제다. 국토부는 여객 감소 항공사에 공항시설사용료와 과징금을 다음 달부터 3개월간 납부 유예해주고, 상반기 중 수요가 회복되지 않으면 오는 6월부터 2개월 간 착륙료를 10% 감면한다고 밝혔다. 인천공항 조명료 등의 감면 기한 연장도 검토할 예정이다.

하지만 업계는 "현재의 지원책은 비용 지원은 '유예'일 뿐"이라며 전면적인 감면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LCC 업계의 활성화로 인해 단거리 국제노선이나 국내선, 지방발 노선 등이 크게 성장하며 공항 측도 함께 상생해온 것이 사실"이라며 "LCC 역시 공항의 큰 고객 중 하나라는 점에서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실제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2004년 흑자 전환 이래 15년 연속 영업흑자를 이어오고 있다. 2019년 반기 매출액은 1조 4천억 원대에 달했으며, 당기순이익은 4496억 원대에 달했다.

한국공항공사 역시 지난해 반기 기준 매출액이 4800억 원대, 당기순이익은 738억 원대였다.

같은 기간 기준 두 공사의 이익잉여금은 각각 약 5조 2천억 원과 1조 7백억 원에 달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비행기 운항이 감편‧중단되면서 다른 무엇보다도 주기장 사용료가 골머리"라며 "공항공사 차원에서도 그렇지만, 국토부가 결단을 내려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국토부는 "업계가 제기하는 문제들을 최대한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국토부 에어포탈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 항공사의 여객 수송량은 전월인 1월 1073만여 명에서 576만여 명으로 46%가량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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