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를 주관하는 KBO가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옥중 경영' 의혹에 휩싸인 히어로즈 구단에 제재금 2000만원을 부과하고 투명 경영 관리인을 구단에 파견해 그가 직간접적으로 구단 경영에 부당하게 관여하지 못하도록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KBO(총재 정운찬)는 5일 이장석 전 히어로즈 대표이사의 부당한 구단 경영 개입 의혹 관련 조사 내용에 대한 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KBO는 2018년 이장석 전 대표이사에 대해 KBO 규약에 따라 영구실격의 제재와 동시에 부당한 구단 경영 개입 금지를 지시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30일 언론 보도를 통해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구단 경영 개입 의혹이 제기됐고 그 이후 여러 제보가 이어졌다.
이에 KBO는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히어로즈 구단은 해당 사안에 대해 구단 자체 감사를 실시해 경영 개입이 강하게 의심된다는 사유로 박준상 전 대표이사 사임, 변호사 자문계약 해지, 임은주 부사장 직무정지 등의 인사 조치 결과를 조사위원회에 제출한 바 있다.
조사위원회는 약 4개월에 걸쳐 제보 내용 및 수집된 자료의 확인, 수 차례에 걸친 관계자 면담 등을 통해 가능한 최대한의 범위 내에서 조사를 실시했다.
상벌위원회는 조사위원회 결과보고서와 이장석 전 대표의 직간접적 경영 개입이 의심되는 여러 정황 및 관련 자료, 구단 자체 감사 결과, 제재 대상인 구단 및 구단 관계자의 진술 등을 취합해 종합적으로 심의했다.
KBO는 자료를 검토한 결과 이장석 전 대표가 직간접적으로 구단 경영에 부당하게 관여한 것이 아니냐는 강한 의심이 드는 부분이 있었으나 구단 제출 자료의 임의성 및 당사자(이 전 대표)의 면담 불가 등에 따른 한계가 있어 구체적인 위반 사실의 일시, 장소 등을 특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 제재안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KBO는 먼저 히어로즈 구단에 대해 이장석 전 대표의 부당한 경영 개입 금지와 관련한 KBO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구단이 엄격한 내부 통제 절차를 시행하지 못함으로 인해 각종 의혹이 제기돼 특별 조사가 이뤄졌고 야구 팬들과 언론으로부터 끊임없이 의구심을 갖게 한 일련의 과정 자체가 KBO 리그의 가치를 훼손하고 리그의 질서와 품위를 손상시킨 행위로 판단해 KBO 규약 부칙 제1조에 의거해 2,0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또 부정적 이슈나 사회적 논란으로 리그의 품위가 손상되는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 구단의 경영진으로서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한 하송 대표이사와 김치현 단장, 고형욱 상무, 박종덕 관리이사에 대해서는 KBO 규약 부칙 제1조에 의거해 엄중경고 조치했다.
박준상 전 대표이사와 임상수 변호사 등 2명은 해당 사안을 촉발시킨 직접적인 관계자로 보이나 현재 KBO 리그 소속 관계자가 아니므로 제재의 실효성이 없어 추후 어떠한 형태로든 KBO 리그에 복귀하게 될 경우 이들에 대한 제재를 별도로 심의하기로 했다.
또한, 이와 관련해 명백한 추가 사실이 확인될 경우에는 재심의를 거쳐 가중 제재할 방침이다.
한편, KBO는 KBO의 제재 및 결정 사항 준수와 해당 사안의 재발 방지를 위해 구단 운영 상황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투명 경영 관리인을 히어로즈 구단에 파견하기로 했다.
KBO에서 파견하는 투명 경영 관리인은 앞으로 이장석 전 대표이사가 선수단 운영, 프로야구 관련 계약, KBO가 주관하는 모든 리그의 운영에 관한 사항 등 직간접적으로 구단 경영에 부당하게 관여하는 것을 방지하는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KBO는 향후 리그의 가치를 훼손하는 중대한 사안이 발생할 경우 사안에 따라 이사회와 총회에 안건으로 상정해 지명권 박탈, 제명 등 KBO 규약이 정한 범위 내에서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