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노컷뉴스가 단독 입수한 음성파일은 각각 6분이 넘는 전화통화가 녹음된 MP3파일 2개로, 교주 이씨가 한때 신천지 신도였던 A씨에게 직접 만날 것을 종용하는 내용이다. 신천지 출판부에서 활동했던 A씨는 지난 2006년 12월 신천지를 빠져나왔다.
그런데 이듬해 신천지 교인 명단 유출 사건이 터지면서 A씨가 내부에서 문건 유출자로 지목됐다. A씨가 신천지에서 일할 때 이씨의 신간을 신도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명단을 요구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본인 명의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알려진 이씨가 A씨에게 지속적으로 연락을 시도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이씨는 주변 측근의 도움으로 전화가 연결되면 수화기를 넘겨받아 통화를 이어갔다.
이씨는 A씨에게 "나는 너를 구원할 사람이지, 해칠 사람이 아니다. 너는 지나치게 오해를 하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라며 "내가 너를 해코지 한다든가 너에게 악행을 한다고 할 것 같으면 벌써 찾아갔을 것이다. 어떠한 위험이 너에게 닥쳐 있는지도 너는 모른다"라고 경고했다.
이씨는 "네 고집, 네 생각으로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내 말을 깊이 듣고 네가 나를 만나주지 아니하면은 내가 너를 만나러 간다. 전화상으로 이런 말, 저런 말 남기고 싶지 않다. 니가 겪어보지 않았나, 나 그리 못난 사람 아니다"라고 설득했다.
A씨가 머뭇거리자 이씨는 A씨의 개인정보를 들먹이며 협박을 이어나갔다.
이씨는 "네가 있는 주소, 방 다 말해줄까? 모르는 게 아니다. 네 음성까지 나는 듣고 있다"라고 언급하며 "네가 여기를 못 온다면 내가 대구가 아니라 지옥이라도 간다"라고 약간 언성을 높였다.
A씨가 마지 못해 만남을 수락하면서 '미행'은 하지 말고 또 소수의 수행원만을 대동해 오기를 원한다고 말하자 이씨는 "내가 가는데 나는 누구보다 강하다. 그렇기 때문에 너하고 나하고 이야기하는 자리에 다른 사람 개입시키지 말라"고 말했다.
이후 A씨는 이씨를 직접 만났고, 신도 명단 등 내부 자료 유출과 관련해 이씨의 지시를 받은 다른 신천지 신도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A씨는 여러 제안이나 회유를 받았지만 응하지 않았고, 다행히 우려했던 보복을 당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A씨에게 했던 것처럼 그동안 이미 탈퇴한 신도 여러 명에게 전화를 걸어 막말과 협박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천지 섭외부 총무였던 김종철씨도 탈퇴 이후 이씨에게서 폭언 전화를 받았다. 이씨는 통화에서 "너는 맞아야 정신 차리겠어?", "군대 다녀왔냐? 어떤 군대 갔다 왔길래 이 모양 이꼴이냐", "혼쭐을 내주겠다" 등 막말을 퍼부었다. 이 통화가 담긴 음성 파일은 2012년 11월 녹음된 것으로, 최근 검찰에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는 지난달 27일 이씨를 고발하며 폭언과 욕설이 담긴 음성 파일을 검찰에 제출했다. 이어 5일에도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씨에 대한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영상=신천지대책전국연합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