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김여정 담화에 험한 말.. 김정은 발언 옮겨 쓴 듯”

그저께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는 방사포
12월-3월까지 동계 기동타격 훈련 일환
통상적인 군사행동에 청와대가 유감표명
김정은 ‘대노’목격한 김여정이 움직인 듯
"바보.. 겁먹은 개.." 김정은 발언일 수도
北 코로나19 유입됐지만 감추고 있을 듯
남북 긴장상태, 4월 넘겨야 진척 있을 것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20~19:55)
■ 방송일 : 2020년 3월 4일 (수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 정관용> 이 와중에 엊그제 북한이 단거리발사체를 발사했습니다. 거기에 대해서 청와대가 유감을 표명하고 중단을 촉구하니까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 동생 김여정 부부장이 청와대를 맹비난하는 담화문을 발표했네요. 이건 어떤 맥락으로 해석해야 할까요. 오래간만에 이분 목소리 듣습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정세현 부의장. 안녕하세요.

◆ 정세현>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먼저 그저께 발사한 그 단거리 발사체가 뭔지는 확인됐나요?

◆ 정세현> 방사포라고 하잖아요, 방사포.

◇ 정관용> 방사포. 그동안 계속 발사해 오던 방사포네요?

◆ 정세현> 그렇죠. 작년에 많이 했죠.

◇ 정관용> 한동안 조용하더니 지금 또 온 나라가 코로나19로 시끌시끌한데 왜 또 쐈을까요?

◆ 정세현> 그런데 우리 입장에서 생각하면 코로나로 시끄러운데 왜 거기다 대고 이런 대포나 쏘냐 하는 식으로 불만을 드러낼 수 있지만 사실은 12월 초부터 3월 말까지는 그 사람들이 동계 기동타격훈련이라는 게 넉 달 동안 계속됩니다.

지난 2월 말에도 사실은 비슷한 포를 쐈었죠. 그래서 95일 만이다 이렇게 계산하는데 그렇지 않고 지난달에도 쐈었는데 이게 훈련 마무리하는 그 과정에서 그 사람들이 그동안에 우선 전체 대남용이라든가 대미용은 아니고 대내용인데 이렇게 자신감을 보여주기 위한 그런 일환으로 쏜 거를 그 정도 되면 사실 방사포 240kg짜리로 그러면 국방부 대변인 정도가 유감스럽다 이런 건 중지했으면 좋겠다, 이런 정도 나왔으면 되는데 이게 청와대 이름으로 나가니까 제 짐작에 김정은 위원장이 청와대가 직접 그렇게 나서니까 아마 노발대발한 것 같습니다. 김여정이 움직였다는 게 바로 그 증거라고 봐요.

◇ 정관용> 글쎄요, 그러네요.

◆ 정세현> 그러니까 거기 불씨니 증오니 하는 단어들이 막 나오는데 이게 김정은 위원장이 청와대에서 직접 그런 자기네들의 통상적인 군사행동에 대해서 좀 세게 나가니까 청와대가 직접 나서니까 이게 아마 그야말로 대노하는 것을 옆에서 본 김여정이 오빠의 심정을 헤아려서. 이게 원래는 소관도 아니에요.

◇ 정관용>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공식 직함이죠?

◆ 정세현> 그런데...

◇ 정관용> 원래 그 자리가 이런 담화문 내는 자리예요?

◆ 정세현> 그건 아니죠. 지금 직함이 정확하게 분야가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었는데 그건 아니고 조직 지도부 제1부부장이 되지 않았나 하는 짐작만 하고 있지만 이런 것은 그동안에 노동신문 이름으로 발표를 해도 좋고 또는 우리민족끼리라고 하는 조평통에서 운영하는 매체도 있고 그러는데 그런 데로 하지 않고 김여정이 직접 나선 걸 보면 김정은 위원장이 청와대에 대해서 매우 지금 섭섭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 정관용> 우리 국민들은 국방부 대변인 논평을 냈는지 청와대가 논평을 냈는지 솔직히 별로 그렇게 관심 안 두는데 김정은 위원장은 거기에 무지하게 관심이 많군요.

◆ 정세현> 그렇죠. 이게 지금 특히 코로나19 거기에 대해서도 그쪽 사람들도 그걸로 시달리고 있을 거예요, 지금 솔직히. 말을 안 해서 그렇지 7000명 정도를 자가격리시키고 있다고 하는 방송이 나왔는데 여러 가지로 일은 안 풀리고 꼬여 있는데 남쪽에서 그렇게 나오니까 아마 버럭 그야말로 버럭 화를 내는 장면을 목격한 김여정이.. 그런 것 같아요.

◇ 정관용> 김정은 위원장이 화내는 걸 보고 자기 자리나 자기 소임도 아닌데 특별히 담화문을 냈다, 이렇게 보신다?

◆ 정세현> 그렇죠. 밑에다 위임해서 우리민족끼리나 메아리 같은 데서 험한 말을 쏟아내도 될 텐데 직접 그렇게 얘기하는 것은 험한 단어를 많이 썼어요, 김여정이.

◇ 정관용> “적반하장의 극치다. 완벽하게 바보스럽다, 겁먹은 개가 요란하다.” 이런 표현들.

◆ 정세현> 글쎄 그거는 그런 용어들을 김정은 위원장이 아마 직접 썼지 않나 그렇게 짐작이 됩니다.

◇ 정관용> 김정은 위원장의 그런 워딩을 김여정 부부장이 옮겼다.

◆ 정세현>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그러면서도 청와대 당국자들을 겨냥했지 문재인 대통령은 또 좀 구별했다면서요.

◆ 정세현> 직접 겨냥하지는 않았죠. 이제 그건 그나마 조금 봐줬다고 그럴까. 그런데 어쨌건 김정은 위원장의 성격이 제가 볼 때는 김정일하고는 좀 다른 것 같아요, 아버지하고는. 김정일은 앞에서는 그렇게 하고 뒤로도 물밑대화 같은 것도 할 수 있는 그런 정도로 유연성이 있었는데 김정은은 아버지보다는 할아버지 쪽인 것 같고 그런 점에서는 지금 이 김여정이 이렇게 나서게 된 그 맥락을 뒤집어서 생각하면 이런 불편한 관계가 상당히 오래 갈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 정관용> 그러네요.

◆ 정세현> 화가 풀릴 때까지는.

◇ 정관용> 또 하나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문이 나온 시점에서 바로 어제가 통일부가 대통령에 대한 신년 업무보고를 했고 거기는 코로나19 관련된 남북보건협력 추진,철도 같은 경제협력 사업협의 등등의 남북 교류에 관련한 계획 발표가 있었는데 어쩌면 그걸 또 의식해서 일부러 부부장이 한 건 아닐까라는 해석이 있었는데 그건 아닌가 봐요.

◆ 정세현> 그렇게까지 미세하게 보지 않습니다.

◇ 정관용> 그건 아니다.

◆ 정세현> 이쪽에서 그동안에 무슨 대북사업하자고 그런 통일부 차원의 무슨 계획이나 보고가 그렇게 침투력 있는 표현들이 없었어요. 그러니까 북한한테 매우 매력적인 얘기가 아니라 두루뭉술한 얘기, 보건협력 추진 그런건 대통령이 3.1절 경축사에서 말씀 하니까 그거 재탕한 거고 다른 거 협력하자고 그러는데 그런 거 아마 보고도 안 올라갔을 겁니다.

◇ 정관용> 그걸 의식한 건 전혀 아니다?


◆ 정세현> 그렇죠. 청와대가 직접 나서서 청와대 이름으로 논평 한 거에 대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걸 “당신네는 훈련하지 않느냐..”하는, 내로남불이라는 그런 단어는 안 썼는데 자기네가 하면 안 되고 남쪽은 뭐든지 해도 되는 거냐 식의 불쾌감을 드러냈죠.
북, 김여정 "화력전투훈련 자위적 행동, 청와대 사고에 경악" (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그런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에 대해서 청와대는 그냥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는 기조를 밝혔는데요. 잘하고 있는 겁니까?

◆ 정세현> 그래야죠, 어떻게 하겠어요.

◇ 정관용> 그나저나 조금 아까 언급하셨는데 북한의 코로나19는 어느 정도일 거라고 생각하세요?

◆ 정세현> 저는 그 사람들이 끝까지 숨기지는 못할 텐데. 거기가 결핵이 많은 데입니다. 결핵환자가 많다는 얘기는 그만큼 북한 주민들이 체력 자체가 약하고 면역력이 굉장히 떨어진다는 이야기 아니에요. 그러면 독감 중에 독감인 코로나19가 공기로 전염될 수 있는데 이게 안 들어왔을 리가 없어요.

◇ 정관용> 공기 중 전염인 건 아직 확인된 바는 아니고 일단 비말 전파로 되어 있는데..

◆ 정세현> 그러니까 비말전파지만 비말이라는 것도 마주보고 재채기를 하거나 하는 건데. 이걸 29일날 국경 폐쇄하기 전에 출입한 중국 사람들이 있었을 거 아니에요.

◇ 정관용> 이미 있었겠죠.

◆ 정세현> 그렇죠. 보따리장수도 있었을 거고 중국 갔다 온 사람들도 있었을 거고. 일단 들어오면 신천지처럼 이렇게 딱딱 붙어 있지 않아도 일파만파로 그냥 2차, 3차로 막 퍼져나가는 거 아닙니까?

◇ 정관용> 그렇죠. 그런데 그 의료 수준도 좀 열악하잖아요.

◆ 정세현> 우리보다 훨씬 떨어지죠.

◇ 정관용> 그런데 북한은 이렇게 계속 쉬쉬하고 있어서 될까요. 어떻게든...

◆ 정세현> 그게 북한 사람들의 특징이에요. 그러니까 우리는 이건 뭐 SNS 시대라서 정부가 뭘 감추고 말고 할 수가 없지만 북한은 그냥 덮으면 끝나는 겁니다. 자연사한 걸로 정리가 되는 거죠. 그렇다고 그래서 북한 주민들이 불만을 드러낼 수도 없고.

◇ 정관용> 알겠어요. 이 북한이 이렇게 나오는 한 우리도 우리 발등에 불이 급하기는 한데 보건의료 협력하자고 공개적으로 제안하기도 좀 이상하잖아요.

◆ 정세현> 3월 1일날 경축사했을 때 대통령께서 보건의료 협력을 구체적으로 제안을 했는데 지금 이렇게 김정은 위원장이 훈련 문제를 가지고 노발대발하는 마당에 보건의료 분야 쪽에서 남쪽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이겠다는 소리를 할 수가 없죠.

◇ 정관용> 그러네요. 남북 간의 이런 긴장상태랄까, 아무튼 완전한 대화도 없이 단절된 상태가 상당히 가겠네요.

◆ 정세현> 제가 볼 때는 이게 4월은 넘겨야죠. 우리 코로나19가 끝나고.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잘하면 3월 중에는 끝날 것 같은데 우리 코로나 끝나고 봄 되면 북쪽도 그런 점에서 남쪽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받아야만 되는 그런 불가피한 상황이 됐을 때 그때는 적절하게 계기를 만들어서 접촉을 할 수 있을 거고

그리고 이 화가 난 것이 지금 바로 풀리지는 않겠지만 지금 정면돌파, 자력갱신 선언해서 되는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조직 지도부장을 과감하게 해임시키는 걸 보면 관료들이 말을 안 듣고 부정부패에 아주 쩌들었다는 방증인데 김정은이 지금 화가 잔뜩 나 있는 마당에 이게 남쪽에서 청와대 이름으로 이렇게 당장 중지하라. 이런 식으로 나오니까 도대체 군사 문제에 관련해서 미국한테 할 말도 못하고 연합훈련을 우리가 자진해서 취소했으면 이렇게까지 심하게 안 나왔을 거예요. 그걸 못했기 때문에 코로나가 훈련도 종식시켰다는 표현을 쓰대요.

◇ 정관용> 그렇죠. 아무튼 우리 코로나 끝날 때까지는 아무런 남북 간의 이 진척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네요. 고맙습니다.

◆ 정세현> 예.

◇ 정관용> 민주평통자문회의 정세현 수석부의장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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