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연예인들의 기부 리스트를 정리해 게재하면서 기부를 아직까지 하지 않았다거나 금액이 적다는 이유로 비난을 일삼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또 다수 연예인이 이단 신천지 신도라는 루머까지 퍼지며 연예계가 앞장서서 드러낸 선한 영향력을 얼룩지게 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정부가 '코로나19'의 위기 경보를 '심각'으로 격상한 이후 많은 연예인들이 위기 극복을 위해 활발하게 기부를 하고 있다.
이들은 재난 구호 단체 등에 성금을 전달하거나, 품귀 현상을 빚은 마스크·손 소독제 등 물품을 기부하며 전국민적 위기 극복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이러한 소식은 취약 계층에는 '직접적 도움'의 손길이 됐고, 국민에게는 '희망의 메시지'로 다가왔다.
특히 이단 신천지로 인해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된 대구 지역을 직접 찾아 마스크를 나눠준 '의리남' 김보성의 모습은 많은 국민을 감동시켰다. 김보성은 이후 언론에 "자가격리 상태에 들어갔다"고 밝히며 자가격리가 끝나면 다시 대구를 찾겠다고 말해 많은 국민의 응원을 받았다.
많은 연예인들이 이처럼 위기 극복 대열에 동참하고 있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이러한 선행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최근 연예인들의 '코로나19' 위기 극복 관련 기부 및 선행 소식이 잇따르자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연예인 기부 리스트'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들은 성금을 기탁하거나 마스크·손 소독제 등의 물품을 기부한 연예인들의 리스트를 만들어 올리며 기부 금액이 적다거나 기부를 하지 않은 연예인들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대표적인 것이 배우 이시언과 현빈이다. 이시언은 지난달 27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100만 원'을 기부한 사실을 전했다. 그러나 이시언의 선행은 뜻밖의 논란으로 이어졌다.
일부 네티즌들이 이시언이 기부한 금액의 액수를 문제 삼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금액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그 안에 들어 있는 진심과 행동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이들은 SNS에 악플을 달아 선행을 조롱했다.
현빈 역시 네티즌들의 공격 대상이 됐다. 현빈은 지난달 21일 소속사의 공식 SNS를 통해 팬들의 안부를 물으며 '코로나19' 극복을 바라는 내용의 편지를 게재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편지만 작성하고 정작 기부는 하지 않는다"는 등의 비판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지난 3일, 현빈이 편지를 게재한 날 남몰래 2억 원의 성금을 기부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후 현빈을 비난하는 악플은 급속도로 사라졌지만, 현빈이 줄곧 사회 복지 단체를 통해 기부를 이어왔고 구호 지원 사업 등에 동참하며 꾸준한 선행을 이어왔다는 점에서 씁쓸함이 남는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4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최근 확산하고 있는 연예인들의 기부 문화와 공익적 행동은 바람직하고 좋은 일"이라면서 "액수를 가지고 줄 세우기를 한다든지 기부 여부를 비교한다든지 하면서 비판하는 것은 성숙하지 못한 행동"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일부 네티즌들의 이러한 행동은 자신들이 가진 사회적 불만을 일부 연예인을 통해 표출하거나 자기 위안을 얻기 위한 행동"이라고 분석하며 "대중들은 이러한 필요 없는 군중심리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그는 이어 "금액에 관계없이 연예인들의 성숙한 기부 활동은 기부 문화의 확산을 낳을 뿐만 아니라 국난이나 역경을 헤쳐나갈 힘이 된다"면서 대중들의 성숙한 행동을 당부했다.
◇ 일부 연예인들 신천지 신도 지라시까지…"대중들 부정 정보 전달에 신중해야"
최근 이단 신천지 신도들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한 상황에서 일부 연예인들을 신천지 신도로 지목하는 루머가 정보지를 통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신천지 신도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연예인들은 이를 강하게 부인하며 소속사를 통해 강력 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정보지에 언급된 연예인이 속한 SM, FNC, BH엔터, 킹콩바이스타쉽, 나무액터스 등 주요 연예기획사는 4일 일제히 보도자료를 내고 "허위 사실이 유포되고 있다"라며 "소속 아티스트는 특정 종교와 무관하며 악성 루머를 양산·확대·재생산 시 법적 절차를 토대로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일부 연예인들은 황당함을 금치 못하며 자신의 SNS를 통해 성토하기도 했다.
곽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것이 지식 전달 욕구인데, 지금과 같은 어지러운 시국에는 정보지 같은 것들이 사실관계 확인 없이 더욱 빠르게 부풀려져서 확산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특히 긍정적인 정보보다는 부정적인 정보의 전달과 확산이 5~6배 빠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정보지 내용을 퍼 나르면서 우월감을 느끼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자신에게 꼭 필요한 정보가 아니면 최대한 자제하고 신중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