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위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에서 "획정위가 제출한 획정안은 공직선거법 25조1항에 명백히 위반한다"며 위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재의 요구를 의결했다.
획정안이 인구 규정, 생활문화권을 반영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25조 1항을 어겼다는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획정위는 위법 사항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수정 요구 자체에 대한 판단 부터 논쟁이 일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에서도 김세환 획정위원장은 여야 행안위원들의 질의에 응답하면서 정치권의 지적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김 위원장은 여야가 지적한 25조 1항 위반에 대해 위법하지 않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인구기준 잡을 때 15개월전에 속하는 달로 하라는 것이지 그 범위안에만 들어가면 선택의 문제"라며 "그 선택할 땐 인구를 고려는 하나 인구만을 고려할 수는 없다. 여러 요소 고려해야한다"고 설명했다.
국회가 재획정 요구를 한 주요 근거인 25조 1항 중 인구기준 조항에 대해 획정위는 위법성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25조 1항 위반은 공직선거법 상 국회가 획정위에 재획정을 요구할 수 있는 조건이어서 김 위원장의 반박은 재획정 이유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이 '서울 노원구가 강남구보다 인구가 500여명이 더 많은데 왜 노원구 선거구를 줄이느냐'고 따져 묻자 김 위원장은 인구 추계와 발전 가능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세종이 분구되면서 (다른) 한 석을 줄여야 했는데, 복합권 선거구가 통합 대상이 됐고 강남구와 노원구가 해당됐다"며 "거기서 선택해야 하는데 인구, 법적으로 정해진 획정 기준, 일반적 획정 기준 이를테면 지역성 역사성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강남구의 경우 인구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노원구는 10년간 추이를 봤는데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강남은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고 노원은 (향후) 늘어나더라도 (증가) 수위가 약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아울러 "해마다 아파트 재건축에 따라 늘어나는 세대 데이터까지 다 활용했다"고 덧붙였다.
공룡선거구가 탄생한 배경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가 제시한 인구비례 1:2를 맞추기 위해 분구를 할 수밖에 없었고 지역별 정수를 맞추는 과정에서 공룡지역구 탄생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분구된 순천과 춘천 지역구를 생활권이 같은 이외 지역구를 현행법상 묶을 수 없어 농산어촌만을 묶을 수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은 "이론적으론 농산어촌 지역은 최저 인구하한에 가깝게 하고 도시지역은 인구상한에 가깝게 하면 이론적으론 맞으나 현실적으로는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순천, 춘천은 인근을 같이 붙여 획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획정위는 우선 국회의 재획정 요구에 따라 획정위원 긴급 소집에 들어갔다. 하지만 국회의 재획정 요구가 적법한지, 받아들일 수 있는지 여부부터 따질 예정이다.
획정위 관계자는 "국회가 재획정을 요구한 이유를 검토해봐야 한다"며 "구체적인 문제 지적이 있을 경우 그 부분만 수정할 수 있는데, 포괄적인 문제 지적이라면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획정위가 국회의 재획정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재획정 요구를 받지 않을 경우, 획정안은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고 선거 행정에 큰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재외국민 선거명부 작성 시한인 6일까지는 획정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돼야 한다. 늦어도 수정 기간을 거쳐 선거명부가 확정되는 오는 16일까지는 획정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돼야만 한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공직선거법 상 농산어촌의 지역대표성을 반영될 수록 노력한다는 조항을 들며 "(이번 획정안이)심지어 6개의 시군을 하나의 선거구로 통합하는 등 농산어촌의 지역대표성 반영에 노력해야 한다는 법규정을 역행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와 함께 제25조 1항 1호의 기준 인구에 관한 규정을 어겼다고 지적했다. 25조 1항 위반은 공직선거법 상 국회가 획정위에 재획정을 요구할 수 있는 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