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IBK기업은행에서 활약하던 외국인 선수 어도라 어나이(24·미국)는 4일 소속팀에 코로나19로 인해 팀을 떠나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어나이는 자신의 요청이 코로나19 확산에 기인하는 만큼 잔여 연봉을 모두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자신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 국제배구연맹(FIVB)에 제소하겠다는 뜻도 전달했다.
지난 2일 한국배구연맹(KOVO)이 코로나19로 인해 정규리그 중단을 결정한 가운데 올 시즌 내내 소속팀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던 어나이는 사실상 한국 무대와의 이별을 택했다.
김호진 IBK기업은행 사무국장은 4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잔여 경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원만한 합의를 하려고 했는데 문제가 생겼다"면서 "현재 어나이는 자신의 잔여 연봉을 모두 달라고 한다. 결국 쟁점은 구단과 선수가 생각하는 금액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무국장에 따르면, 어나이는 3일 자신의 의견을 강력하게 밝히겠다는 뜻을 구단에 전달했다. 그리고 4일 에이전트를 통해 FIVB 제출용 파일을 구단에 전달했다.
김우재 IBK기업은행 감독 역시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최근 어나이의 모습이 실망스러웠는데 코로나19를 빌미로 팀을 떠나려고 하는 것 같다"며 "어나이는 한국의 현 상황이 '공포스럽다'고 했다. 구단의 이야기도, 감독의 이야기도 듣지 않으려 해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계약 해지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나이에게 선수 본인이 공포스러워하는 한국의 위험한 상황과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숙소 내 머물 것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CBS노컷뉴스가 확보한 어나이의 FIVB 제출용 문서에 따르면, 그는 자신의 현 상황에 대해 '비인간적 처우'라고 주장해 팽팽한 의견 충돌이 예상된다.
V-리그는 지난 3일부터 코로나19로 리그가 중단되며 외국인 선수의 이탈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남자부 삼성화재의 안드레스 산탄젤로(26·이탈리아)가 4일 구단과 합의를 통해 팀을 떠난 데 이어 여자부는 어나이가 첫 번째 이탈자로 유력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