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지성(세종시청), 이덕희(현대자동차·서울시청), 정윤성(CJ제일제당·의정부시청), 송민규(KDB산업은행), 정홍(현대해상) 등 선수들은 가볍게 몸을 푼 뒤 센터 및 보조 코트에서 스트로크 및 발리 등 본격 훈련에 들어갔다. 정희성 감독, 서용범 코치(이상 부천시청), 김태환 트레이너 등 코칭스태프가 함께 했다.
이탈리아는 국가 랭킹 11위의 강호다. 29위인 한국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선다. 여기에 대표팀은 남자 단식 세계 랭킹 69위의 권순우(CJ 후원·당진시청), 2018년 호주오픈 4강에 오른 정현(142위·제네시스 후원)이 각각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출전과 스폰서 문제로 빠져 있다.
하지만 대표팀은 '언더독의 반란'을 꿈꾸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정희성 감독은 "물론 상대가 우리보다 전력이 나은 것은 맞다"면서도 "그러나 선수라면 지는 게 아니라 모두 이기기 위해 경기를 한다"며 다부진 도전 정신을 드러냈다.
이탈리아도 전력에 공백이 생겼다. 세계 8위로 이탈리아 최고 랭커인 마테오 베르티니가 부상으로 빠졌다. 물론 11위 파비오 포그니니와 로렌조 소네고(46위), 지안루카 마거(79위), 스테파노 트라발리아(86위) 등 이탈리아 선수 대부분이 단식 100위권 이내다. 그러나 소네고가 이날 훈련에서 왼손목 통증을 호소하는 등 정상 컨디션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대표팀에서는 238위로 랭킹이 가장 높은 남지성이 소네고를 잡아준다면 승산이 아예 없지는 않다. 호주오픈 2회전에 진출해 상승세에 있는 남지성-송민규가 복식에서 상대를 누르면 접전도 예상해볼 수 있다.
이날 선수들은 쾌활한 분위기에서 오전부터 시작된 2시간 반 정도 훈련을 소화했다. 남지성이 강력한 샷을 구사하며 함성을 지르자 옆에서 보던 송민규가 "더 포효하라"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한국이 만약 이탈리아를 꺾으면 오는 11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데이비스컵 본선에 진출한다. 본선에는 상위 18개 국가가 겨루는데 한국은 이형택(은퇴)이 주축을 이루던 2008년이 마지막이자 세 번째 데이비스컵 본선 진출이었다. 과연 한국 남자 테니스가 노리는 언더독의 반란이 이뤄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