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치료센터는 경증 환자 치료를 위한 공간이지만 동시에 중증환자, 입원 대기 환자를 살리기 위한 공간이다. 생활치료센터가 증상이 미미한 경증 환자를 병원에서 빼내 수용함으로써 병실 부족 문제를 해결, 결과적으로 병상 밖 사망자를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대구광역시에서 입원을 기다리다 사망하는 환자들이 속출하고 있어 정부도 속도전에 들어간 상황이다. 지금도 대구에선 약 1800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병상이 아닌 곳에서 입원을 기다리고 있다.
◇ '병상 밖 죽음' 막기 위한 생활치료센터
생활치료센터는 대구 지역 환자의 '병상 확보'를 위해 마련된 대책이다.
그동안 경증 환자들은 의학적 치료가 필요 없을 정도로 증상이 미미한 상황임에도 일괄적인 지침에 따라 중증 환자들과 함께 병원에 입원 중이었다.
하지만 이후 대구를 중심으로 병상 부족 문제가 불거지면서 생활치료센터의 필요성이 크게 대두됐다. 여기에다 병실이 없어 자택 대기 중인 환자 중에는 경증이 아닌 의학적 치료가 급한 중증 이상 환자가 있을 수도 있어 생활치료센터 필요성에 더욱 무게가 실렸다.
실제로 대구에서는 병실이 없어 자가격리로 입원 대기 중이던 환자가 숨지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74세 남성이 입원 대기 중 자택에서 숨졌고 다음 날인 28일에도 69세 여성이 숨졌다. 이달 1일에도 85세 여성이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집에서 입원을 기다리다 숨졌다.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고자 만들어진 생활치료센터는 경증 환자 치료를 전담한다. 경증환자가 이곳으로 옮겨감에 따라 공실이 된 병실은 중증 환자와 입원대기 환자가 사용하게 된다.
정부는 시설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부)는 2일, 교육부 소관의 중앙교육연수원에 첫 번째 생활치료센터인 '대구1센터'를 열었다. 대구1센터는 160명의 경증 환자 수용이 가능하며 경북대병원 의료진이 치료를 맡는다.
이어 전날에는 경북 영덕 소재 삼성인력개발원(경북대구1센터)과 경주 농협교육원(경북대구2센터)에 생활치료센터가 마련됐다. 각각 경증환자 210명, 235명을 치료할 수 있는 규모이며 삼성서울병원과 고려대학교의료원이 치료를 지원한다. 모든 시설은 1인 1실이 원칙이다.
전날까지 총 3곳의 생활치료센터가 마련됐지만 병상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아직까진 턱없이 부족하다. 더욱이 코로나19 환자가 하루에 500~600명씩 증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시설을 더욱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전날 기준 대구에서 입원 대기 중인 환자만 약 18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대본부 김강립 1총괄조정관도 전날 브리핑에서 "코로나19 감염 확산의 규모를 예측하지 못하고 많은 확진환자들이 자택에서 대기하게 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재차 사과했다.
이와 함께 김 조정관은 "다음 주 초까지 2000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우선 이번 주 중으로 서울대학교병원이 지원하는 문경 서울대병원 인재원(99명 생활)이 문을 연다. 정부는 이외에도 국공립은 물론 민간 시설까지 확보해 2000명분의 생활치료센터를 만들 계획이다.
정부는 재감염, 병세 악화 등을 방지하기 위해 우선 1인 1실 원칙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환자 급증, 시설 확보 차질 등에 대비해 2인 1실 배치 등의 상황엔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중국의 경우처럼 체육관, 대형 컨벤션 센터 활용에는 선을 그었다.
김 조정관은 "체육관과 같은 공개된 그런 장소에 환자를 집중적으로 수용할 경우 환자분들의 상황이 매우 열악하고, 여기에서 상당한 시간을 보내야 한다"며 "그 열악한 환경에서 제대로 생활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많은 의문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