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본산'이 코로나19 방지 선도해야 하는 까닭

한국 문화연예계, 확산 방지 발빠른 조치
일각서 안이한 사건…'불감증' 우려 키워
"한류와 국격에 직결…높은 책임감 가져야"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전 세계 대중문화에 인류 보편의 가치가 더해진 세련미를 이식한 한류. 그 한류의 본산인 한국 문화연예계가 코로나19 확산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혹여라도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협업이 주를 이루는 문화연예계에 '올스톱' 도미노 현상 일어날 수 있을 뿐 아니라 한류 이미지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문화평론가 하재근은 3일 CBS노컷뉴스에 "연예계는 과로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사람들이 많고, 작업 자체도 여럿이 모여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고위험군"이라며 "일반인들보다 더 조심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문화연예계에서는 이러한 특성상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한 선제적인 조치를 단행하고 있다.

배우 김태희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은 tvN 드라마 '하이바이, 마마!' 측은 지난 1일 스태프 1명이 발열 증세를 보이자 촬영을 중단했는데, 해당 스태프 검사 결과 음성이 나와 촬영 재개 방침이 내려졌다.

'응답하라' 시리즈로 유명한 신원호 PD 신작 '슬기로운 의사생활'도 코로나19가 급속도로 번지던 2월 말, 확산 방지에 동참하고자 일주일가량 촬영을 중단했다.

시청률 30%를 훌쩍 넘기며 신드롬을 낳은 TV조선 예능 '내일은 미스터트롯'은 지난 2일 관객 없이 비공개로 결승전 녹화를 진행했다. 제작진은 안전상 문제를 고려해 이날 녹화 장소마저 공개하지 않았다.

방송가는 이미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지난 1월 30일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적 비상사태를 선포한 이후 공개방청 형태로 진행해 온 TV 프로그램들에 대해 '무관객 녹화' 지침을 발빠르게 적용해 왔다.

유명 연예인을 비롯한 문화연예계 인사들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써달라며 거액의 성금을 기부하는 행렬을 이어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일각에서 경각심을 떨어뜨리는 안이한 사건이 벌어지면서 이러한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 분위기도 생기고 있다.

엠넷 예능 프로그램 '썸바디'에 출연해 이름을 알린 국립발레단 소속 발레리노 나대한(28)은 지난달 중순 대구 공연을 마친 뒤 가진 2주간의 자가 격리기간에 일본 여행을 다녀 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을 빚었다.

이러한 문화연예계의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반영하듯, 지난달 이탈리아 밀라노 패션위크에 다녀온 일부 유명인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루머가 최근 지라시 형태로 일파만파 번지면서 긴장감을 고조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당사자들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 이를 부인하면서 해당 지라시 내용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하재근은 "연예계는 이미지가 굉장히 중요한 분야인데, 만약 한국 연예계에 코로나19가 퍼졌다는 소식이 나오면 K팝 등 한류 이미지에 굉장히 부정적으로 작용해 두고두고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지금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굉장히 중요한 국면이기 때문에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한류가 지닌 이미지는 국가 브랜드와도 직결돼 있기 때문에 (문화연예계 인사들이) 여러 모로 높은 책임감을 가져야만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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