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국민소득은 3만2000달러로 3만 달러대는 유지했으나 4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대비 소득이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 경기부진으로 한국 경제가 2.0% 성장에 그치며 10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세를 보인 것이 주된 이유다.
특히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지난해 명목 GDP 성장률은 1.1%로 IMF 외환위기를 겪은 1998년 이후 가장 낮았다. 경제성장에 대한 국민의 체감도가 그만큼 낮은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 박성빈 국민계정부장은 "작년에 세계경제가 둔화되면서 수출이 안 좋아지고 그에 따라 투자도 같이 안 좋아진 측면이 있어 악화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무엇보다 코로나19가 세계 곳곳으로 확산되면서 경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조업일수를 배제한 우리나라의 2월 일평균 수출은 18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1.7% 감소했다. 수출 부진이 길어지면 성장률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소비위축도 심각한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늘어난 2월 들어 국내 신용카드 사용액은 반 토막이 났다. 소비가 급격히 움츠러들고 있는 것이다.
신한·삼성·KB국민·현대·BC·롯데·우리·하나 등 전업계 카드사 8곳의 2월 1~23일까지 개인 신용카드 승인액은 28조2천146억원이었다. 이는 1월 한 달 승인액 보다 45% 감소한 수치다.
국내 완성차 업계의 2월 판매 실적은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10%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등은 벌써부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길어질수록 피해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은행은 관광, 음식·숙박, 도소매업 등 서비스업이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면서 1분기에 충격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행사와 공연, 강연 등이 대거 취소되면서 관련업계 종사자들의 피해도 늘고 있다.
강사 이 모씨는 "코로나19 때문에 2~3월에 잡힌 강의를 지자체에서 모두 취소했다"면서 "씀씀이를 최대한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과 내수부진 우려 속에 올해 경제성장률 하락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이 2.0%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1월 예상치보다 0.3%포인트 낮췄다.
한국 경제가 중국과 밀접히 연관돼 있는 만큼 코로나19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클 가능성이 있다고 OECD는 설명했다.
중국의 성장률은 지난해 전망치에서 0.8%포인트 내린 4.9%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성장률은 당초 예상에서 0.5%포인트 내린 2.4%로 전망했다.
경제성장률 하락이 국민소득 감소로 이어지고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시민 등이 다시 소비를 줄이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한편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가 됐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양극화, 고용부진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