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무서워…꼭꼭 숨었던 불법체류자 '탈'제주

코로나19 국내 확산세로 불법체류 중국인 자진출국 잇따라

코로나19 국내 확산세로 불법체류 중국인의 자진출국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고상현 기자)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면서 심리적으로 걱정된다. 중국에 가면 무료 치료나 여러 지원을 받을 수 있으니깐 중국으로 돌아가려 한다."


3일 오전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서 만난 중국인 A(36‧여)씨는 CBS노컷뉴스 취재진에게 이렇게 말했다. 불법체류 신분인 A 씨는 이날 국내 코로나19 여파로 중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출입국청을 찾았다.

법무부에서 운영하는 '불법체류 외국인 자진출국 제도'를 통해 본국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다.

코로나19 확산세로 그동안 꼭꼭 숨어있던 제주지역 불법체류 중국인의 자진 출국 신청이 늘고 있다.

법무부 제주출입국‧외국인청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하루 70명의 불법체류 중국인이 자진 출국하다가 이번 주 들어서는 매일 100명 넘는 중국인이 신청하러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의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자발적으로 제주를 벗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취재진이 이날 오전 출입국청을 찾았을 때 250여 명의 불법체류 중국인이 자진출국 신고서를 작성하고 서류 확인 절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서류 심사를 거치거나, 신고서를 제출하는 곳에서는 순서를 기다리는 중국인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중국인마다 마스크를 착용한 채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자진출국 신고서 작성 후 서류 심사를 거치고 있는 불법체류 중국인. (사진=고상현 기자)
불법체류 중국인의 잇따른 자진출국 배경에는 국내 감염 확산세도 있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얼어붙은 도내 경제 상황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출입국청 관계자는 "불법체류자의 도내 체류 목적은 일자리에 있다. 최근 좋지 않은 경기 상황으로 제주도에 체류하는 것이 소용이 없다고 보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운항이 중단됐던 제주~중국 항공기 운항이 재개된 사정도 불법체류 중국인의 귀국 발길을 재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7일부터 중국 민영항공사인 춘추항공은 제주-상하이 노선 운항을 재개한 바 있다.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제주에 1만여 명의 불법체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해 12월 11일부터 올해 6월까지 자진 출국 시 범칙금과 입국금지를 면제하는 불법체류 외국인 자진출국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현 거주지 관할 출입국‧외국인관서에 여권과 자진출국신고서, 출국항공권을 제출하면 자진출국확인서를 받을 수 있다. 이후에야 출국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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