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대폰 제조사, 폰카 성능경쟁…달 표면 촬영 가능한 1억 화소까지
지난해 애플이 '아이폰11' 시리즈를 공개한 뒤 트리플 렌즈를 채택한 정사각형의 카메라 모듈은 "인덕션을 보는 듯하다"는 조롱이 나왔다.
하지만 이후 화웨이부터 삼성전자까지 트리플, 쿼터블 카메라를 스마트폰에 탑재하며 애플과 유사한 카메라모듈을 선택했고, 인덕션폰은 대세로 자리 잡았다.
그동안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최대한 본체 안으로 집어 넣으려고 애썼던 카메라를 다시 본체 밖으로 꺼내고 있는 것은 소비자 니즈 충족과 경쟁사와 차별화를 위해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DC가 조사한 내용을 보면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성능은 첨단 기술이 적용된 기능이 아니라 배터리나 카메라와 같은 기본적인 기능이었다.
보급형 스마트폰 제조사 제품들과 차별화를 꾀하기 위한 방안으로도 고성능 카메라가 채택되고 있는 만큼 인덕션폰은 돌풍을 이어갈 전망이다.
폰카 성능이 크게 향상되면서 카메라 시장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2012년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1천만 화소급 카메라가 장착한 카메라가 쏟아지면서 디지털카메라(디카)와 폰카의 차이가 점점 더 줄어들었고, 최근 삼성전자가 내놓은 갤럭시S20은 고급 디카의 상징인 '1억 화소'의 벽 까지 깬 상황이다.
일본 카메라영상기기공업회(CIPA)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디지털카메라 출하량은 전년보다 21.7% 줄어든 1521만대라고 밝혔다. CIPA는 올해 글로벌 디지털카메라 출하량은 지난해 보다 23.3%가 더 줄어든 1167만대로 전망했다.
카메라 기업들은 동영상에 강점을 둔 액션캠과 미러리스를 출시하며 신시장 개척아 나섰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일본 캐논 등 카메라 제조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숙명여대 경영학과 서용구 교수는 "디지털 시대 급성장하는 새로운 유형의 강자들이 나타나서 기존 비지니스를 파괴하는 '파괴적 혁신'의 대표적인 사례로 휴대전화 카메라 기술 향상이 디지털카메라 시장을 위축시키는 상황을 꼽을 수 있다"며 "이런 경향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