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코로나19가 지난해 12월 31일 중국 우한(武漢)에서 처음 보고된 이후 두 달 만에 전 세계 6대주 50여 개국으로 퍼져나가자 글로벌 위험 수준을 '높음'에서 '매우 높음'으로 올렸지만 팬데믹을 선언하지는 않았다.
팬데믹은 감염병이 한 나라를 넘어 전 세계로 전파돼 지구상의 모든 인류가 노출될 위험이 있을 때를 가리키는 용어로 WHO는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신종플루) 대유행 때 팬데믹을 선언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여부에 대해"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현재 상황으로 볼 때 많은 전문가는 팬데믹으로 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도 "신종 감염병 확산 3단계(국내→국가 간→대륙 간 전파)로 봤을 때 아시아뿐 아니라 유럽, 북남미 대륙 등 여러 대륙에서 환자가 발생한 코로나19는 팬데믹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의견을 같이했다.
엄 교수는 "코로나19는 모든 대륙에서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점, 여러 국가의 지역사회에서 유행이 확인되는 점 등 팬데믹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면서 "특히 백신과 치료제가 없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완벽하게 팬데믹을 일으킬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고 말했다.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장인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도 "코로나19발 팬데믹은 당연히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 교수는 "팬데믹의 정의에 따르면 2개 대륙 이상에서 감염병이 유행하는 것인데, 이미 아시아와 유럽에서 유행하고 있다"면서 나라마다 유행의 시작 시점이 다르고 규모가 다르겠지만, 신종 플루처럼 전 세계를 휩쓸고 가는 것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 교수는 "신종 플루 때와는 달리 치료제(항바이러스제)와 백신이 없기에 할 수 있는 것은 환경 위생과 개인위생에 신경을 쓰고 사람과 사람 간의 접촉을 피하는 등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