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집단 잠복기' 종료 임박…진정세 돌아설까

대구 신천지 공식 대규모 집회 후 2주 지나…당국 "'3월 초'가 가장 중요한 시점"
전국 환자 중 최대 90% 이상 신천지 관련자일 것으로 추정
대구 신천지 중심으로 방역망 통제 성공하면 큰 고비 넘길 수도
대구 외 집단 감염 우려가 관건…대구 밖 신천지 신도 중 약 9천명 유증상자
정부, "개인위생 수칙·'사회적 거리두기' 잘 지킨다면 상황 달라질 것" 당부

지난 25일 경기도 과천시 이단 신천지 부속기관에서 경기도 역학조사 관계자들이 강제 역학조사 차원에서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이한형기자/자료사진)
정부가 '3월 초'를 국내 코로나19 유행의 최대 고비로 지목했다. 대구 이단신천지에서 일어난 '슈퍼 전파'가 전국으로 확산되느냐 여부가 이번 주 안으로 판가름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대구 이단신천지 신도들이 마지막 공식 집회를 연 시점은 2주 전인 지난 달 16일이다.

코로나19의 최대 잠복기가 14일, 즉 2주일인 점을 감안하면 대구 신천지 신도 중 숨어있던 감염자들도 이제 모두 증상이 나타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여기에 더해 그새 신천지 신도로 인해 2차 전파가 번졌을 가능성까지 감안해 이 달 초를 국내 코로나19를 잡아낼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권준욱 부본부장은 지난 1일 정례브리핑에서 " "(신천지 집회가 있던) 2월 16일은 코어집단, 즉 코로나19 유행을 일으키는 중심증폭집단이 마지막으로 대량 접촉을 일으키고 전파할 수 있었던 명확한 기회"라고 설명했다.

지난 1일 오전 9시 기준 국내 확진환자 현황(1월 3일 이후 누계)
실제로 지난 1일 오전 9시 기준, 전국 코로나19 환자 3526명 가운데 대구 환자만 72.9%(2569명)에 달하는데, 대구 환자 중에서도 73.1%(1877명)에 달한다.


또 아직 감염 경로가 불분명해 '기타'로 묶인 전국 1261명의 환자 중 절반 이상(54.7%, 690명)이 대구에 집중됐기 때문에 이들 중 상당수가 신천지 관련자로 추정된다.

'기타' 환자를 제외하고 감염경로가 특정된 사례들을 분류해봐도 대구 신천지 관련자가 2113명에 달해 청도 대남병원 관련자(119명)나 사태 초기 해외유입 관련자(33명)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따라서 만약 '기타' 환자 사이에도 지금과 같은 비율로 신천지 관련 환자가 발견된다면, 국내 환자 중 최소한 3분의 2에서 많게는 90% 이상까지 신천지 관련 환자일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가 대구 신천지 환자부터 서둘러 방역망 안으로 거둬들여 통제하기만 하면 일단 전국 지역사회로 확산되는 '큰 불'은 잡을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다.

부산 온천교회. (사진=박진홍 기자)
하지만 그새 신천지 신도 등을 통해 대구 외 지역에서도 집단 감염이 일어났다면 전국으로 확산될 수도 있다.

부산 온천교회, 경북 천주교 성지순례단, 경북 칠곡 밀알사랑의집, 서울 은평성모병원, 경남 거창교회 등에서는 두 자릿수 이상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해 이미 소규모 집단 감염이 전국 곳곳에서 시작된 상태다.

게다가 대구 이외 지역의 신천지 신도 가운데 코로나19 관련 증상이 나타난 유증상자가 무려 8946명에 달한다.

이는 전국 지자체가 신천지 신도·교육생 약 23만 9천여명에 대해 진행한 증상유무 조사 중간 결과(지난달 29일 기준 약 94.9% 완료)다.

게다가 신도 신분을 숨기려는 신천지의 특성이나, 초기 증상이 경미한 코로나19의 특징 등을 감안하면 응답자 중 상당수는 자신이 신도라는 사실을 부인했거나, 아직 잠복기 상태여서 이미 감염됐는데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이들을 통해 소규모 집단감염이 벌어졌다가 뒤늦게 발견된다면 제2, 제3의 대구 상황이 펼쳐질 수 있고, 최악의 경우 전국 지역사회 감염도 가능하다.

다만 방역당국은 대구처럼 대규모 지역사회 전파가 재발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권 부본부장은 "(대구 외) 나머지 지역은 이미 손 씻기,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통해 전파 연결고리를 끊는 노력이 이미 시작됐다"며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수칙과 외출 자제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민들이 적극 실천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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