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서 주민센터 공익요원도 '확진'…지역민들 '불안'

업무특성 상 대민접촉 불가피
주민들, 지역사회 감염 확산 우려
신천지 교육생 명단에도 포함돼
하지만 "교육생인지 몰랐다" 주장

(사진=연합뉴스)
강원 강릉시의 한 주민센터에서 근무하던 공익근무요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지역사회가 불안에 떨고 있다. 주민센터 특성 상 대민접촉 업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1일 강릉시에 따르면 이날 내곡동 주민센터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일하던 임모(21)씨와 중국인 유학생 우모(21)씨 등 모두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강릉지역에는 지난 달 23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일주일 만에 4명이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확진자는 모두 5명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특히 내곡동 주민센터에서 공익요원으로 근무하던 임씨가가 확정 판정을 받자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주민센터 업무 특성 상 대민접촉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앞서 지난 달 29일에는 강릉시가 읍·면·동 자치센터에서 주민들에게 마스크를 보급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판매를 했기 때문이다.

지난 달 27일 오전 마스크를 사기 위해 강릉시 교1동 주민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사진=전영래 기자)
실제로 지난 달 29일 강릉지역 대부부의 주민센터는 마스크를 구입하려는 인파가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 판매 당일 내곡동 주민센터에서도 5천 장이 넘는 마스크가 소진될 정도로 수많은 주민들이 행렬이 이어졌으며, 임씨도 이 업무에 투입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주민 김모(44)씨는 "마스크를 팔던 날 수백명의 주민들이 2~3 시간 동안 주민센터에 머물렀다"며 "주민센터 직원들을 비롯해 그날 함께 있었던 지인들 모두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민 이모(여. 55)씨는 "갑자기 아파트 단지를 소독한다고 해서 알아보니 확진자가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이제는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도 무서울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앞서 임씨는 질병관리본부로부터 확보한 신천지 교육생에도 포함됐다. 임씨는 신천지 전수조사 과정에서 모니터링 전화를 받고 자신이 신천지 교육생이라는 사실을 인지했다.

이에 별다른 증상이 없었지만 지난달 29일 검사를 진행했으며, 이날 오전 4시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임씨는 그동안 인문학 강의를 받았을 뿐, 신천지와 관련이 있다는 것은 전혀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씨와 함께 일했던 한 공무원은 "본인도 신천지 교육생이라는 것을 전혀 몰랐고, 이 부분에 대해 괴로워하는 것 같다"며 "격리된 모든 직원들의 분위기가 침울하다"고 전했다.

강릉시 내곡동 주민센터. (사진=연합뉴스)
강릉시는 이날 임씨가 근무했던 내곡동 주민센터 직원 14명 전원을 자가격리 조치했다. 또한 주민센터를 임시 폐쇄하고 방역작업을 완료했으며, 임씨의 거주지로 알려진 선수촌로 미디어촌 6단지도 집중 소독에 나섰다.

이어 강원도 역학조사관과 함께 2차 역학조사를 실시해 상세한 동선을 파악한 뒤 추가로 발표할 예정이다.

김한근 시장은 이날 오전 긴급 브리핑을 통해 "도내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하루사이에 가장 많은 4명의 확진자가 나온 만큼 중대한 고비인 것 같다"며 "강릉시의 재난 대처능력을 믿어주신다면 우리도 최대한의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 예방수칙을 준수하면서 의연하게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강원지역 코로나19 확진자는 강릉 5명을 비롯해 춘천 2명, 원주 5명, 속초 2명, 삼척 1명 등 모두 15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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