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은 지난 1년여간 협의 끝에 29일 카타르 도하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탈레반 지도자 물라 압둘 살람 자이프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합의서에 최종 서명했다.
이로써 2001년 9·11 테러 뒤 미국의 아프간 침공 이후 이어진 미국 진영과 탈레반의 군사적 충돌은 마무리되게 됐다.
양측은 탈레반이 무력 행위를 중단한다는 합의 조건을 지킨다면 아프간에 파병된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군은 14개월 안에 모두 철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미군은 1단계로 이날부터 135일 이내에 아프간 주둔 병력을 1만3천명에서 8,600명까지 감축할 예정이다.
나토도 이날 합의를 지지하고 파병 규모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양측은 또 다음달 10일까지 국제동맹군과 아프간 정부군에 수감된 탈레반 대원 5천명과 탈레반에 포로로 잡힌 아프간군 1천명을 교환하기로 했다.
미국은 탈레반과 이번 '도하합의'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보내 효력과 이행을 보증해 달라고 요청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날 평화합의에도 불구하고 아프간에 완전한 평화가 정착하기까지는 난제가 적지 않다.
우선 미군과 동맹군이 빠진 상황에서 과연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군 간에도 평화가 유지될 것인지에 대한 보장이 없다.
양측 사이에 또 다시 군사적 충돌이 빚어지거나 예기치 못한 테러가 발생하면 '무력행위 중단'이라는 합의의 전제조건이 무너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프간 내 '이슬람국가'(IS)의 세력 확장 움직임도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
여성과 아동의 인권 문제와 소수인종에 대한 차별 등의 문제로 국제사회 재개입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 때문에 이날 합의에 대해 미국과 영국 등의 일부 언론은 비판적 보도를 내보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이번 합의가 미국의 최장기 전쟁을 마무리할 전기를 마련했지만 너무 많은 장애물들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미국은 많은 것을 포기할 준비가 돼 있지만, 탈레반은 잃을 게 거의 없는 협상이라고 비판하기도 했었다.
BBC방송은 "이번 딜은 포괄적인 평화 합의라기보다는 단순히 미국의 탈출을 위한 합의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