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 송 : FM 98. 1 (18:20~19:55)
■ 방송일 : 2020년 2월 28일 (금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탁상우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 연구부교수)
◇ 정관용> 코로나19 오늘 하루만 또 571명이 확진돼서 지금까지 총 2337명입니다. 정부도 이제 의료전달체계, 방역체계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분은 어떻게 보고 계실까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 역학조사관으로 근무하셨던 경험이 있는 서울대학교 보건환경연구소의 탁상우 교수를 연결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탁상우> 안녕하세요.
◇ 정관용> 매일매일 이 확진자 증가 숫자 기록을 계속 깨고 있네요.
◆ 탁상우> 그렇네요.
◇ 정관용> 앞으로 당분간 이럴까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전망이 어렵습니까, 아직은?
◆ 탁상우> 저도 전망을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오늘이 정점이니까 내일은 내려갈 것이다라고 말씀드리면 가장 좋을 텐데 아직 알 수 없을 것 같고 며칠 뒤에 다시 여쭤봐주시면 제가 답을 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감염병이라는 게 대부분 이제 비슷한 형태의 어떤 유행 곡선을 보이거든요. 그런데 현재 한국의 상황은 이제 애초에 집단감염이 일어났던 거고 그 집단감염의 수준이 사실 예상보다 훨씬 크게 일어났기 때문에 아마 1차 해외 유입에 의한 어떤 감염보다는 이 감염에 의한 유행 곡선이 더 크게 나타날 것이고요. 이것이 수그러들 때쯤 되면 다른 지역에서 지역 감염들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좀 완만하게 감소하는 그런 경향이 보이지 않을까 이렇게 예상을 해 봅니다.
◇ 정관용> 방금 언급하신 그 집단 감염이 대구 신천지교회 아니겠습니까?
◆ 탁상우> 대구경북지역에 있었던 집단 감염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 정관용> 그렇죠. 그쪽에 지금 검역을 집중적으로 해서 확진자들을 쭉쭉쭉 숫자가 늘어나고 있으니까 이건 며칠 지나면 완료되지 않을까요?
◆ 탁상우> 이제 계속 감소가 될 것으로 예상을 하는데 이제 이렇게 감소가 되고 이것이 사실 방역이 없었다고 예상을, 가정을 하면 다른 또 유행이 일어나는 거죠. 그러면 또 낙타 쌍봉처럼 그런 모양의 유행이 나타날 수 있는데 그렇게 나타나지 않을 거라고 기대를 하고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제 완만하게 감소하지 않겠냐 이렇게 말씀을 드린 겁니다.
◇ 정관용> 그래서 원래 이런 감염병이 초기에 발병하기 시작하면 봉쇄전략을 취하지 않습니까?
◆ 탁상우> 네, 전파 봉쇄를 말씀하시는 거죠?
◇ 정관용> 전파 봉쇄요. 그러다가 환자가 급증하면 완화전략으로 전환한다고 하는데 봉쇄전략과 완화전략의 차이를 좀 잘 설명해 주시고 지금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 탁상우> 봉쇄라는 것은 영어로 컨테인이라고 하는 단어인데 말 그대로 가둬둔다는 의미인 겁니다. 더 이상 퍼져나가지 않도록. 그리고 완화하는 것은 이제 조금씩조금씩 퍼져나가겠지만 그 정도를 좀 줄여서 완화시키겠다는 큰 차이가 있고요. 사실 전파봉쇄와 완화를 지금은 둘 다 해야 되는 상황이라고 저는 봅니다. 다만 이것이 질병관리본부가 둘 다 해야 된다 이건 아니고요. 좀 복잡한 상황이긴 하지만 좀 간단히 말씀드려서 이제 방역주체로서 질병관리본부와 보건소는 감염 전파의 완화를 위해서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반면에 지리적으로 혹은 사회 경제적으로 좀 경계가 분명한 인구집단이 있을 수 있거든요. 가령 인구 이동이 적은 산간이라든가 도서지방 이런 데서 확진자가 나타난다면 여전히 이제 그 지역에서의 전파봉쇄 노력이 먼저가 돼야 되겠죠. 그리고 이런 것의 주체는 지방정부가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지방정부와 질병관리본부, 보건소 이 양 기관 사이에 분업을 좀 해야 한다 이 말이네요.
◆ 탁상우> 역할의 분업 얘기는 오래전부터 나왔었고 그걸 위한 노력이 지난 몇 년 동안 있어왔는데 저희가 준비가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들 이 문제를 마주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좀 들었습니다.
◇ 정관용> 그건 그렇고 요즘에 우리가 초창기에는 확진자 누구 나오면 그 사람은 어디서 어디로 동선이 옮겨갔고 그사이에 누구누구를 몇 사람을 접촉했고 이런 것들을 쭉 발표하지 않습니까? 그렇게 발표한다는 것이 그 동시간대에 비슷한 장소에 있던 분들이 혹시 의심증상 생기면 빨리 의료기관에 와서 검사할 수 있도록 해서 더 퍼지지 않도록 그게 묶어두려고 하는 봉쇄전략의 일환인 거죠?
◆ 탁상우> 맞습니다.
◇ 정관용> 바로 그 역할을 하는 분들이 역학조사관인가요?
◆ 탁상우> 역학조사관은 사실 그 역할도 물론 하지만 역학조사관은 가장 일선에서 가장 많은 정보를 수집하는 사람들이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과학적이지 않을 수 있는 정보들이 다 종합해서 어떻게 예방대책들을 제안할 것인가,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됩니다. 따라서 동선 파악과 접촉자 관리에만 시간을 쓰게 되면 정작 중요한 그런 데이터 수집 그러니까 정보를 모아서 과학적으로 분석해서 빠르게 그 내용을 좀 더 질병의 전파를 막는 대책을 만들도록 하는 그런 역할들을 해야 되는데 거기까지 지금 못 가고 있는 거죠. 그게 저는 이제 조금 아쉬운 상황이고 그런 의미에서 이제 역학조사관들의 역할이 조금 변형돼서 바뀌고 있는 게 아니냐 저는 그렇게 이해를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개별개별 사안에 동선 파악, 접촉자 관리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걸 다 묶어서 정보 분석, 데이터 분석을 해서 대책을 내야 한다?
◆ 탁상우> 맞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그건 지금 전혀 못 하고 있나요, 우리가?
◆ 탁상우> 제가 말씀드릴 때는 좀 상대적인 게 있는데요. 저는 미국 CDC에서 경험을 했기 때문에 사실 현장에 나간 현장 역학조사관들이 그런 정보들을 바탕으로 가장 빠른 이제 과학적 소통을 합니다, 논문이라든가 보고서라든가 이런 것들을 전문 인력과 대중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바꿔서 하게 되는데 이러한 역할들이 사실은 그 기관의 신뢰성을 높이는 그런 것이라고 생각이 되고요. 그런 차원에서 이제 질병관리본부도 그런 노력들을 많이 해 오고 있었죠.
◇ 정관용> 그런데 지금 우리 역학조사관이 전국에 한 130여 명밖에 없다면서요?
◆ 탁상우> 네.
◇ 정관용> 지금 확진환자가 2337명인데 감당할 수 있나요?
◆ 탁상우> 그러니까요. 동선 관리만 하면 한 명인들 충분하겠습니까? 그건 아닌 것 같고요. 지금 130명이 많냐, 적냐라고 얘기하는 것은 논점이 좀 잘못되다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역학조사관을 가장 전방에서 지휘를 하는 어떤 장수의 개념으로 이해하는 게 더 가까울 것 같은데 저희가 전쟁을 치르기 위해서 병사가 몇이냐 이걸 따지는 것보다는 정말 훌륭한 장수가 몇이냐 이렇게 따지는 게 더 적절한 비유 같아서 그렇게 얘기하면 더 쉽지 않을까 싶은데요.
◇ 정관용> 그런데 지금 현재 숫자도 좀 부족한 역학조사관이 장수 역할은 못하고 사실은 보병 역할만 하네요.
◆ 탁상우> 그렇게 비유를 해 주시니까 그렇게밖에 말씀드릴 수 없는데 사실 분명히 역량이 있는 인재들을 지금 질병관리본부나 다른 지자체도 확보하고 있는 건 맞습니다. 다만 지금 역할이 동선이라든가 접촉자 관리 이런 것에 집중하다 보니까 실제 할 수 있는 것들을 못하고 있기 때문에 보이지가 않는 것이고 그러다 보니까 인원부족 얘기가 항상 나오지 않나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거기에 한 측면이 있고 또 우리 교수님께서는 다른 어떤 인터뷰에서 우리 질병관리본부에 대해서 지적하셨는데 대중이 원하는 정보 생산하느라 더 중요한 일을 못한다 이런 표현을 쓰셨어요. 이건 어떤 뜻입니까?
◆ 탁상우> 저는 지적을 하지는 않은 것 같고요. 어떻게 보면 국민 대중을 향한 읍소라고 봐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너무 과하게 말씀하셔서. 그런데 사실 질병관리본부가 앞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역학조사관들이 수집한 그런 정보들을 바탕으로 이제 다른 과학적인 분석들을 해서 그런 정보들을 해야 되는데 가령 예를 들면 지금 감염에 의해서 발생하는 사망이라든가 중증 이런 것들이 실제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 이걸 좀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되거든요. 그래서 위험도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굉장히 중요한데 왜냐하면 저희들은 비행기가 추락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타지 않습니까? 다만 그것은 확률이 낮기 때문에 그 이해를 가지고 사람들은 비행기를 타는 거거든요.
◇ 정관용> 물론이죠.
◆ 탁상우> 이것처럼 감염병도 마찬가지로 객관적인 위험도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 위험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어떤 현장용 그리고 이런 결과들을 좀 신속하게 전달을 해 주는 게 질병관리본부의 역할로써 중요할 것 같고요.
◇ 정관용> 말씀하신 그 객관적 위험도라는 게 이른바 치명률로 계산돼서 나오는 거 아니에요? 중국 우한은 몇 퍼센트, 중국 전체는 몇 퍼센트 중국 외에는 몇 퍼센트 이렇게 되지 않나요?
◆ 탁상우> 맞습니다. 그런데 저는 중국 수치에 대해서 계속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데 중국에서 보고되는 수치는 말씀드린 대로 이게 감시체계가 없는 상황에서 그냥 증상이 있어서 병원을 찾아오는 내지는 검사를 받기 위해 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확진 검사를 하고 그 사람들 중에 이제 중증 그리고 사망. 이러다 보니까 실제 감염의 증상이 적어서, 경증이나 그런 사람들은 감시체계 안에 들어오지 않아요. 그러다 보니까 분모가 작아지니까 결국 정해진 분자로 계산되는 치명률은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 정관용> 그건 우리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경증이라 열도 안 나면 검사 받으러 안 오시게 되고 그러면 그냥 지나가는 분들도 있는 거 아닐까요?
◆ 탁상우> 맞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실 그런 감염 가능성들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정보로 만들 수 있을 것인가, 감시체계로 들어오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야 된다고라고 말씀을 드리는 거고요. 그런 측면에서 사실은 이제 저희가 이번 기회에 많이 배우게 되는 그런 기회인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그냥 단순 계산해서 현재 2337명 확진에 사망자는 열세 분인데 사실은 이 분모를 더 넓혀야 한다는 얘기이고 그렇죠?
◆ 탁상우> 분모를 넓히기 위한 거보다는 이제 객관적인 위험도에 대한 평가를 위한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요. 2337 분에 13이 아니라 어떤 의미에서 5000분의 13 정도 되면 치명률은 훨씬 더 내려가는 거 아닙니까?
◆ 탁상우> 그렇죠.
◇ 정관용> 그러니까 지금 교수님이 보시기에 우리나라의 치명률이 코로나19로 인해서 어느 정도라고 추정하세요?
◆ 탁상우> 제 생각에는 지금 질병관리본부가 우선 적극적으로 감염 가능성이 있는 분들을 다 파악해서 감염을 확진을 했잖아요. 그러니까 일정 부분 이제 능동적으로 이런 분들을 찾아서 분모에 포함시킨 경우가 많습니다, 다라고 볼 수는 없는데. 그렇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객관적인 수치에 접근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이제 그냥 자발적으로 확진 받기 위해서 병원을 방문해서 확인된 이런 사람들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실제값보다는 높을 수밖에 없는 거죠.
◇ 정관용> 우리도 이쯤되면 일본처럼 아주 좀 중증되시는 분들만 검진하고 치료하고 그런 식으로 바꿔야 되는 거 아닙니까, 이제는?
◆ 탁상우> 그건 치료에 관한 얘기고요. 치료보다는 실제 이 상황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감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얼마나 빨리 감염되고 있는지도 판단을 해야 되는 거거든요. 그런 것들이 방역의 모든 영역들에 필요한 정보들인데 그런 것들을 만드는 데 현장역학조사관들이 역할을 할 수 있고 그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 정관용> 이미 대구에서는 확진됐지만 병상이 없어서 집에 그냥 격리돼서 치료 받고 있는 분들이 수백 명 있지 않습니까? 앞으로 전국적으로 이런 현상이 확대되지 않겠어요?
◆ 탁상우> 그렇죠. 가능하다고 봅니다.
◇ 정관용> 그건 불가피한 겁니까?
◆ 탁상우> 불가피하다기보다 이게 사실 이제 쟁점이 되는 것은 자가격리가 믿을 수 있는 거냐. 다른 대중 입장에서 자가격리를 하는데 밖에서 활동하면 어떡할 거냐. 내지는 확진을 받은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자가격리하다가 갑자기 사망하면 어떻게 할 거냐 또는 위험해지면 어떡하냐. 사실 두 측면이 다 일리가 있는 건데 어떻게 보면 이제는 좀 더 시민의식에 더 기대를 해야 되는 그런 상황이 된 것 같고요. 다만 기저질환이 있거나 취약계층들은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이 입을 모으고 있는데 이런 분들을 어떻게 선별할 것이고 그리고 선별해서 어떻게 의료전달체계 안에 이제 포함시킬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 고민이 있어야 되는 거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고맙습니다.
◆ 탁상우> 네, 고맙습니다.
◇ 정관용> 서울대학교 보건환경연구소 탁상우 교수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