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대사는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는 한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인건비 지급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교환각서체결을 미국 측에 이미 제안해 놓고 있다"며, "인건비 관련해서는 한미 간에 이견이 없는 만큼 미국 측도 이를 수용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대사는 "지난 1월 6차 회의 이후 차기 회의가 늦어지고 주한미군사령부 측에 무급휴직 통보가 이루어지는 상황을 감안하고, 혹시 있을 수 있는 SMA(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 협상 타결이 지연될 경우를 대비해서 이런 교환각서 체결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이 각서는)지난해 수준에 준하여 확보해 놓은 우리 방위비분담금 예산중에서 한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인건비를 우선 지원토록 하고, SMA가 최종 합의되면 이에 포함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대사는 특히 "정부는 무급휴직이 없는 SMA 타결을 위해서 필요할 경우 국회 비준동의절차를 두 번 추진할 준비도 되어 있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정부는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방위비분담을 조속히 합의해 한미동맹과 연합방위태세 강화에 기여하고,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들의 안정적 근로여건이 확보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 대사는 "6차례 협의를 통해서 한미 양국은 상당 부분 이해의 폭을 확대해 왔지만, 최종 합의에 이르기에는 입장차가 있다"면서 "정부는 미국 측이 현재 언급하고 있는 수정안이 의미 있는 수준의 제안으로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정 대사가 언급한 미국의 수정안은 40억 달러 안팎의 분담금을 내라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특히 "양측 간 협의를 위해 만나자는 우리 측의 거듭된 제안에도 차기 회의가 지연되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 한다"고 정 대사는 강조했다.
그는 "다만 한미 양측 모두가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에 관련해서는 한미동맹 강화와 발전, 근로자의 생계 안정,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을 통한 연합방위태세 유지 등에 비추어 무급휴직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은 함께하고 있다"고 말해, 인건비 문제가 어쨌든 해결될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한국이 부담하는 방위비 분담금은 주한미군에서 일하는 한국인 근로자 임금, 미군기지 내 건설비, 군수 지원비 등으로 구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