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훅!뉴스]신천지 '거짓말'…강제수사 가능한가?

'역학조사 거부'와 '신천지 내부 비위‧부정'…투트랙 수사 가능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구용회 기자 (CBS 심층취재팀)

◇김현정> 뉴스 속으로 훅 파고드는 시간, 훅!뉴스 오늘 구용회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앞에서 코로나19부터 시작되는 신천지 이야기를 했는데 오늘 훅뉴스도 관련된 이야기죠?

◆구용회> 코로나19 환자 폭증이 당혹스럽습니다. 신천지 집단이 '폭증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초기대처를 잘하다가 방심한 측면이 있습니다만 신천지가 아니었다면 과연 코로나19가 이정도로 대유행 위험단계까지 이르렀을까 의문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국민들 사이에선 신천지에 대한 '강제수사' 요구가 상당한 것 같습니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전피연)도 신천지 교주 이만희를 검찰에 고발했는데요. 과연 '신천지 집단에 대한 강제수사가 가능한가'에 대해 짚어보려고 하겠습니다.

신천지피해자연대가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이단 신천지 교주 이만희 구속수사와 가출자녀 귀가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김현정> 신천지 피해자 단체가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는데.. 검찰 입장은 무엇입니까?

◆구용회>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어제 바로 수원지방검찰청에 사건을 배당했습니다. 신천지 본부 소재지가 경기도 과천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검찰은 고민이 많을 것 같습니다.

◇김현정> 사건배당도 이뤄졌는데, 왜 고민이 큰걸까요?

◆구용회>신천지사건이 어려운 건, 이것이 수사를 시작하면 유사이래 '감염병'에 관한 첫 수사가 되는 거죠. 그런데 감염병이 지금 한창 확산일로에 있습니다. 아직 피크가 언제가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구요.

지금은 당연히 감염확산 저지가 가장 중요한 때입니다. 지금 정부와 지자체.의료인력 모두 여기에 투입되고 있구요. 현실적으로 감염병에 관한 전면적 수사를 하려면 행정기관의 도움없이는 또 어렵습니다.

◇김현정> 모든 행정기관이 바이러스 봉쇄에 진력을 다하고 있는 이때.수사 협조가 쉽지 않을 수 있게군요?

◆구용회> 현실적으로 그렇습니다. 첫째도 둘째도 확산저지가 중요한 때인데, 수사를 벌이다가 수사팀이나 다른 관계자로 전염이 오히려 확산되면 그것 또한 큰 문제가 됩니다.

또 감염병은 매우 전문적인 분야이기도 하구요. 이게 강도나 살인을 다루는 수사와는 차원이 좀 다르거든요. 상황이 이렇다보니 수사에 돌입해도 무엇을 할지 선별할 수 밖에 없고, 그렇기 때문에 "검찰의 고민이 좀 더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법조인들의 관측이 있습니다.

◇김현정> 그러면 수사가 당분간 어렵다고 봐야 하는걸까요?

◆구용회> 문제를 '투트랙'으로 나눠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 불가능한 문제라고만 치부할 수 있는지도 고민이구요.

첫번째 문제는 지금 당장 신천지 집단이 자꾸 거짓말을 해서 정부의 역학조사를 방해하고, 오히려 바이러스 확산에 '주범 역할'을 계속하는 부분이거든요.

그리고 두번째 문제는 '신천지 내부 비위‧부정'에 관한 근본적인 문제들입니다. 신천지가 자기 집단을 비호하는 건 결국 조직체계에 따라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기때문인데. 이를 깨기 위해서는 신천지 내부비리를 전면적으로 파헤치는게 중요합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정> 그럼 사안을 나눠 보죠. 지금 가장 큰 문제가 신천지가 거짓말을 동원해서 정부 방역체계를 자꾸 어지럽히고 있는 부분인데요. 이 부분에 대한 조사는 분명히 시급하지 않습니까?


◆구용회> 신천지가 고발당한 첫 번째 이유가 역학조사에서 거짓자료를 제출했기 때문입니다. 전피연은 신천지가 조사받고 폐쇄해야 할 시설들을 은폐하고 숨기고 또 입교 대기자 등 정확한 신도수를 누락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물론 정부가 어제 늦게 입교 대기자는 전달받았다고 발표가 있었습니다만, 이재명 경기지사도 신천지 집단의 거짓협조를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신천지가 낸 경기도내 신도 수와 경기도가 강제조사 통해 확보한 신도수가 무려 2천명 가까이 차이가 난다"라고 했구요. 과천집회 참석자도 문제입니다. 지난 16일 신천지는 1,620명이 참석했다고 했는데, 도가 파악했더니 실제 참여자가 9,930명이었습니다. '고의적 속임수가 있다'라는 것이죠.

◇김현정> 그러면 행정기관의 역학조사, 즉 강제조사로도 제대로 파악이 안된다면 강제수사를 통해 압수수색하는 것이 제일 빠르고 정확하겠군요?

◆구용회> 그렇습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이죠. 그런데 압수수색이 이뤄지려면 감염병과 '감염병의 예방법' 특성상, 사전조치로 행정기관의 수사의뢰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수사기관이 법원에서 영장을 받으려면 "전체 명단을 제공하지 않은 것이 역학조사 거부에 해당한다든지 또는 허위제출로 공무집행방해를 했다든지" 어떤 범죄사실과 연결이 돼야 하거든요.

이번에 '코로나 3법'이라고 '감염병 예방법' 등이 개정됐습니다. 이 법에서 벌칙이 벌금형에서 징역형까지 상향됐습니다. 따라서 역학조사를 방해했다는 범죄사실이 구성만 된다면, 강제수사가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법무법인 히포크라테스의 박호균 변호사의 말입니다.

[녹취 : 법무법인 히포크라테스 박호균 변호사]
"그러는데 징역형이 있고 없고는 큰 자이가 있는데요. 징역형 규정이 있을때에는 수사기관이 경우에 따라 조사에 비협조한 사람에 대해 현행범처럼 처벌할 수 있습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5일 오후 ‘긴급 강제역학조사’ 가 진행 중인 경기도 과천 이단 신천지 과천본부를 방문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사진=경기도청 제공)
◇김현정> 신천지도 이런 점을 의식하는 건가요? 이재명 경기지사나 정부압박이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마치 '스무고개 넘기'식으로 뒤늦게 어쩔 수 없이 자료를 내놓는 형식이에요?

◆구용회> 되짚어보면 표면적으로는 신천지가 협조하는 모양을 교묘하게 연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적기의 방역조치가 지연돼 왔다는 점은 분명하거든요.

예를들면, 방역당국이 신천지교인과 법무부 출입국관리기록을 대조하고 있습니다. 어떤 신천지 교인이 중국에 왔다갔다해서 감염원을 퍼트렸는지 찾아야 하기 때문이죠.

이렇게 자꾸 조사가 들어가니까 신천지가 또 군색한 해명을 어제 내놨습니다. "지난해 12월 1일부터 현재까지 중국인 신도 가운데 한국에 입국한 신도가 88명이다. 그런데 지난 1월 23일 이후에는 이들을 신천지 예배에 단 한번도 참석시킨 일이 없다"라고 해명했습니다. 단 한명도 예배에 참석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신천지 자기들이 감염시켰을리가 없다는 겁니다.

그리고 신천지가 밝힌 1월 23일은 중국이 우한시를 통째로 봉쇄한 날입니다. 왜 이런 이런 거짓말을 계속 하는걸까요? 방역당국이 출입국기록을 통해 쫓고 있기 때문에 방어차원에서 이런 해명들을 자꾸 내놓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김현정> 검찰이 역학조사 방해행위에 대해 조사를 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상황인 것 같구요. 그러면 아까 지적했던 투트랙 가운데 두 번째 문제. 즉 신천지내부 비리수사는 어떨까요?

◆구용회> 신천지 내부비리‧부정문제는 "감염병 문제와 상관없이 수사에 돌입해도 큰 문제가 없지 않겠냐"라는 시각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요, 신천지가 지금 표면적으로는 협조하는 모양새지만 실질적으로 방역거부 같은 문제가 교단 지휘부에서 다 조종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변인까지 두는 거대한 조직이 신천지입니다.

신천지가 지금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집단으로 국민들에게 각인되고 있고, 사회의 안녕과 질서를 깨는 집단으로 인식돼 있거든요. 그런 종단에 대해서 수사를 벌여야 신천지 집단이 역학조사에도 순순히 응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신천지피해자연대가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이단 신천지 교주 이만희 구속수사와 가출자녀 귀가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김현정> 종단 내부비리 수사는 당장 시작해도 문제가 없을까요?

◆구용회> 신천지의 조직력이 어디서 나오겠습니까? 교단의 어마어마한 돈 때문에 이것이 가능하다고 보여집니다. 신천지가 전국에서 천 몇백 개가 넘는 조직을 실핏줄처럼 연결하고 있습니다. 이거는 자금과 돈이 움직이지 않고는 저렇게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수사에 들어갈 수 있는 '실마리'도 이미 있습니다. 이른바 교단내 2인자로 불렸고 이만희 교주와 사실혼 관계로 알려진 김남희씨의 최근 폭로가 바로 '실탄'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김남희씨가 유튜브에서 신천지 내부의 돈문제와 관련한 비리 내용들을 명확하게 이야기하고 있거든요. 이런부분에 대한 내사가 진행된다면 수사를 못할 경우는 아니라고 보여집니다.

한 법조인은 "비위‧부정에 대한 수사가 이뤄진다면 신속하게 그들의 시스템을 와해시킬 수 있다"라고 분석을 했습니다. 다만 검찰이 감염명이 지금 한참 확산되고 있고, "정부가 이단교회를 희생삼으로려 한다"는 일부 비판을 어떻게 돌파할지가 하나의 관건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김현정> 그렇죠. 감염병이고 감염된 상태의 신천지 신도들이 상당히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그들이 반사회적인 행동을 해버리면 어떻게 하나.. 이런 고민이 있겠어요. 여기까지, 구용회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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