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 동맹, '소송카드' 꺼냈다…한진 "여론전 말라" 비판

"이사 선임·전자투표제, 주총 안건 상정해달라" 법원에 호소
"주총 한 달이나 남았는데…이미지 훼손 위해 사법절차 악용"

(사진=연합뉴스)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오는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을 선제공격했다.

3자 동맹이 제안한 사내‧외이사 선임과 전자투표제 도입 등의 안건을 주총에서 표대결에 붙일 수 있도록 해 달라며 법원에 소송을 내면서다.


한진그룹은 이들의 제안을 무시한 것처럼 회사의 이미지를 훼손하려는 '꼼수'라며 맞섰다.

KCGI는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을 상대로 자신들이 제안한 안건을 주총에 상정하고, 주총 2주 전에 이 내용을 주주들에게 알리도록 해 달라며 서울중앙지법에 의안상정가처분 신청을 했다고 27일 밝혔다.

KCGI는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 반도건설 등과 손잡은 3자 동맹의 한 축이다. 이들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이번 주총 의결권 기준으로 31.98%다. 반면 조원태 회장 측은 33.45%다.

이들의 주주제안은 크게 두 가지다. SK그룹 김신배 전 부회장 등 7명의 사내‧외이사 후보 선임 안건과 전자투표제 도입을 포함한 한진칼 정관 개정 안건이다.

지난 13일 이 같은 내용의 주주제안을 하고 이어 17일 조원태 회장과 공개토론을 제안했지만, 한진그룹이 공식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자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 소송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한진그룹은 주총이 한 달여 가까이 남은 상황에서 3자 동맹이 여론전에 나선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한진그룹은 주총에 상정할 안건을 결정하기 위해 이사회 의결이 필요하고 주총이 한 달여 가까이 남은 상황을 KCGI가 잘 알고 있으면서도 주주제안을 무시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 소송을 냈다고 비판했다.

오히려 한진그룹은 3자 동맹이 제안한 한국공항 김치훈 전 상무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 철회 여부와 반도건설 측이 적법한 주주인지 증명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 전 상무의 사내이사 후보 사퇴가 3자 동맹의 공식적인 입장인지, 또 상장사가 주주제안을 하기 위해서는 6개월 전부터 주식 0.5% 이상을 보유해야 하는데 반도건설이 이 요건을 충족하는지 확인해 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3자 동맹은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있다가 소송을 낸 뒤에야 관련 소명 자료를 제출했다는 게 한진그룹 측의 입장이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이러한 태도는 원활한 한진칼 주총 개최보다는 오직 회사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여론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끌려고 사법 절차를 악용하는 꼼수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한편 한진그룹이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3자 동맹의 주주제안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하면 소송은 각하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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