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에 숨죽인 극장가, 티켓 할인도 역부족

코로나19 여파로 관객 발길 뚝
'문화가 있는 날' 효과도 미미
개봉 예정작 줄줄이 연기 이중고
"다각도로 콘텐츠 확보에 주력"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영화 입장권을 큰 폭으로 깎아주는 '문화가 있는 날'도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관객 발길이 뚝 끊긴 영화관을 되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여기에 개봉 예정 영화들마저 줄줄이 그 시기를 미루면서 극장가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2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날(26일) 전체 영화 관객은 13만 1031명이다. 이는 25일 7만 6277명보다는 2배 가까이 오른 수치다.

하지만 26일이 '문화가 있는 날'이었다는 점에서는 이날 극장가 역시 코로나19 여파를 피해가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는 관객이 많이 몰리는 오후 5~9시 사이 영화 입장권을 5천 원에 팔아 일시적으로 관객수가 증가해 왔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인 지난달 29일 '문화가 있는 날' 전체 영화관객수가 46만 250명이었다는 점에서도 최근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영화관객 급감세를 단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26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외화 '인비저블맨'은 개봉 첫날인 이날 2만 6335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이는 2월이 방학기간인 데다, 끝물이긴 하나 겨울 성수기라는 점에서 이례적으로 큰 감소폭이다.

단순비교했을 때, 이미 코미디물 '극한직업'이 1563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겨울 성수기 극장가를 정점에 올려둔 지난해 2월 27일(수)에는 '사바하'가 16만 7791명을 모아 1위, '증인'이 13만 8913명을 불러들이며 2위를 달리고 있었다.

결국 26일 전체 영화 관객수가 1년 전 이맘때 박스오피스 1위 영화 한 편의 관객수에도 미치지 못한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봉이 예정됐던 영화들마저 줄줄이 개봉 시기를 미루면서 극장가는 상영회차를 줄이는 등 이미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당초 이달 말~다음달 개봉을 확정했던 '기생충' 흑백판을 비롯해 '사냥의 시간' '결백' '콜' 등은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으로 격상된 지난 23일을 기점으로 줄줄이 개봉을 연기했다.

한 영화관 관계자는 "기대작들이 줄줄이 개봉을 연기하는 상황이어서 영화관 입장에서 콘텐츠 라인업을 확보하기 위해 애쓴다고 이야기하기도 미안하고 조심스럽다"면서도 "마냥 손놓고 있을 수는 없기 때문에,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중소규모 수입 배급사 작품이나 재개봉 영화를 찾는 등 다각도로 접근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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