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의 로저딘 스타디움에서 마이애미 말린스를 상대로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첫 선발등판에 나서 2이닝 퍼펙트를 기록한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투구 결과 외에도 또 한가지 깊은 인상을 남긴 부분이 있다.
바로 스피드다.
김광현은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시절부터 투구간 시간 간격이 적은 편이었다. 빠른 템포로 공을 던진다. 세인트루이스 스프링캠프 합류 이후에도 김광현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는 미국 현지 취재진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를 통해 "날이 더웠고 습도도 약간 높았다. 야수들의 피로가 쌓일 수 있어 빠른 템포로 공을 던졌다"고 말했다.
투구간 시간 소요를 줄이면 투타 수싸움에서 투수가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김광현은 "상대 타자가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으려고 한다. 빠른 템포로 던지려고 하는 이유다. 그러면 상대 타자가 생각할 시간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또 김광현은 최근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각별히 신경쓰고 있는 경기 '스피드업'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메이저리그는 최근 경기 속도를 단축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나와는 잘 맞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광현과 미국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는 마지막이 압권이었다. 김광현은 "취재진도 염두에 두고 있다. 경기가 빨리 끝나면 여러분도 집에 일찍 갈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김광현의 솔직하고 재치있는 답변에 미국 취재진은 깊은 인상을 받은듯 했다.
MLB닷컴의 앤 로저스 기자는 자신의 SNS에 김광현의 인터뷰를 소개하면서 "김광현이 옳다"고 적었고 지역 매체 KMOV의 브랜든 쉐퍼 기자 역시 "김광현 영원하기를"이라는 SNS 글을 남기며 '빠른 퇴근'을 돕겠다는 김광현을 지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