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몰 A업체에 주문한 물품이 며칠째 배송이 안되고 있어요. 오늘 쇼핑몰에 들어와 보니 물건이 좀 있네요. 다들 비상식량 비축하세요."
27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따르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히 늘면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카톡방)에는 자가격리자들의 모임이 생기고 있다. 이들은 카톡방에서 자가격리에 유용한 정보를 공유한다.
30여명이 참여한 한 카톡방에 "통조림, 즉석밥, 라면 말고 또 뭘 사면 좋으냐"는 질문이 올라오자 여러 사람들이 햄, 냉동식품, 쌀 등을 추천했다.
자가격리 중인 이들은 "이제 날짜나 요일 감각도 없다", "생필품을 사재기하다 보니 꼭 전쟁 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양성 결과가 나올까 봐 너무 떨려서 다른 것에 집중이 안 된다" 등 불안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충청권 코로나19 정보공유방', '대전 자영업자 코로나 정보공유', '포항 코로나 정보공유' 등 지역이나 업종별로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카톡방도 생겼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검색창에 '코로나 정보'를 검색하면 수백개의 카톡방이 검색된다. 최대 참여 인원인 1천500명이 모두 차 들어갈 수 없는 방도 수두룩했다.
1천400여명이 참여한 한 카톡방에 들어가자 1분 만에 7명이 추가로 들어왔다. 참여자들은 "경주 시래동에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있는데 뉴스에 안 나오네요", "대구 동구 A요양원 요양사가 신천지 교인인데, 감염된 채로 일해 2명을 감염시켰다네요" 등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활발히 공유하고 있었다.
이들은 주위에서 들은 이야기나 각종 SNS에 올라오는 내용을 공유했는데, 정확한 사실인지 아닌지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코로나19 관련 카톡방에서 정보를 얻고 있다는 직장인 김모(32)씨는 "정보가 부족해 생기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진 방이지만 그 안에서 잘못된 정보가 유포될 가능성도 높아 오히려 불안감이 커질 때도 있다"고 했다.
이뿐만 아니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마스크 품귀 현상이 심화하면서 방독면을 구입하는 사람들도 생겼다.
서울 구로구에 사는 주부 정모(32)씨는 마스크를 도저히 구할 수가 없어 최근 방독면을 주문했다고 한다.
정씨는 "종교단체부터 교도소까지 생각지 못했던 곳에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보고 마스크를 구하지 못할 바엔 방독면이라도 사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일회용인 마스크와 달리 방독면은 싼 가격에 한 달을 쓸 수가 있어 주변에도 마스크를 구하지 못하면 방독면을 사라고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모(33)씨는 "요즘 출퇴근길에 방독면을 쓰고 다니는 사람들이 종종 눈에 띈다"며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어 불안한 마음에 며칠 전 온라인으로 방독면을 주문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