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는 26일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관련 사망자 12명 중 7명은 청도대남병원 폐쇄병동의 장기 입원 환자로 공통으로 폐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고 오랜 투병으로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였다"고 밝혔다.
투병생활로 약해진 몸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침투하면서, 폐렴이 급속도로 진행돼 사망에 이르게 됐다는 의미다. 그동안 임상위는 "코로나19의 중증도가 메르스나 사스보다 높지 않다"며 "건강한 사람의 경우 병원 치료 시 문제없이 해결될 만한 질환"으로 평가했었다.
이소희 국립중앙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장은 "아무래도 정신병원 장기입원 환자들은 기본적으로 영양도 불량하고, 내부에서 생활하다 보니 보행을 할 수 있는 공간들도 제한돼 근육량도 많지가 않다"며 "기본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는 게 특징이다"고 말했다.
이어 "정신분열증 환자들은 세포면역기능 장애를, 알코올 사용장애 환자들은 백혈구 수 감소나 백혈구 기능장애를 앓는다고 알려져있다"고 덧붙였다.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도 첫번째 사망 환자의 예를 들며 "이분의 CT를 보면 폐기종이라고 해서 아마도 담배를 오래 피우셨던 것 같다"며 "그 와중에 코로나19에 걸려서 돌아가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방 센터장은 "지난 25일 사망한 11번 몽골인 환자의 경우, 간이 나빠질대로 나빠져 이미 소생 불가였는데 코로나19까지 발병한 것"라며 "서울대 병원과 명지병원은 간이 망가진 것을 주요사망원인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3번 사망환자 역시 기관지염이 있었고, 5번 사망환자는 만성신부전이, 9번 환자는 폐렴이 워낙 심각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상위는 여전히 특별한 기저질환이 없는 경증환자의 경우 무리 없이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한 폐렴은 다른 폐렴과 매우 다른 특이한 특성을 보인다"며 "폐렴이 있어도 환자가 대체로 증상을 느끼지 못하고 콧줄로 산소를 공급하고 안정을 시키면 회복이 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CDC에서 경증환자 3만 8천여 명, 중증환자 6천 1백여 명을 관찰한 통계를 발표했는데 사망한 사례가 한 건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임상위는 이날 보건당국에 경증 환자는 집에 머물며 약을 복용하는 '자가 치료'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권고하기도 했다.
방 센터장은 "모든 신종 코로나 환자를 입원시키는 데는 의료 자원에 한계가 있다"며 "경증 환자는 집에서 머물며 약을 복용하는 방식의 자가 치료로 전환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