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올림픽 꿈' 여자복싱 오연지 "후회없이 준비했어요"

한국 여자복싱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3월 3∼11일 도쿄올림픽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


한국 여자복싱의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을 향한 오연지(30·울산광역시청)의 도전이 시작된다.

지난 25일 저녁 인천국제공항에서 요르단 암만으로 출국 전에 만난 오연지는 "후회 없이 하고 돌아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오연지는 3월 3∼11일 암만에서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에서 한국 여자복싱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린다.

여자복싱은 2012년 런던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으나 한국은 런던에 이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했다.

오연지는 2012년 런던올림픽 때는 국내 선발전을 통과하지 못했다.

2016년 리우올림픽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에서는 편파 판정의 희생양이 돼 올림픽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오연지는 자신의 실력이 부족해 떨어졌다고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잡고 더 열심히 훈련했다.

전 소속팀인 인천시청의 김원찬 감독이 "전 세계에서 오연지만큼 열심히 훈련하는 선수는 없다"고 말할 정도로 지독하게 훈련한 오연지는 그 노력의 결과, 세계적인 강자로 우뚝 섰다.

오연지는 2015년과 2017년 아시아복싱연맹(ASBC)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여자복싱 사상 최초로 2연패를 달성했다.

한국 여자복싱이 아시아선수권에서 따낸 금메달 2개가 모두 오연지의 주먹에서 나왔다.

오연지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한국 여자복싱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자신감을 키운 오연지는 2018년 국제복싱협회(AIBA) 세계 여자복싱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지역 예선 여자 라이트급(57∼60㎏)에 걸린 4장의 올림픽 본선 티켓 중 한 장을 오연지가 무난히 따낼 것으로 한국 복싱계가 낙관하는 것도 그래서다.

오연지 역시 4년 전과 비교해 자신감이 부쩍 늘었다.

그는 "4년 전보다는 마음이 가볍다"며 "후회 없이 준비했고, 후회 없이 경기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강한 선수를 만나서 졌다고 해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까지 하고 있다"며 "후회 없이 경기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만족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설사 이번 지역 예선에서 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는 데 실패하더라도 5월 13∼2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패자부활전' 성격의 세계 올림픽 예선이 남아 있기 때문인지 오연지는 여유가 있어 보였다.

오연지는 지난해까지 전국체전 9연패를 달성했다. 2011년 전국체전에 여자복싱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후 그 누구도 오연지의 벽을 넘지 못했다.

다만 지난해 전국체전과 세계선수권대회 일정이 겹쳐 세계선수권 등 주요 국제대회에 불참했던 터라 실전 감각에 대한 우려는 남아 있다.

오연지는 이에 대해 "오랜만의 국제대회라서 저 자신도 어떨지 기대된다"고 쿨하게 답했다.

한국 복싱 대표팀은 요르단 출국 직전까지 온갖 우여곡절을 겪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대회 개최지가 변경되고, 요르단의 입국 거절, 카타르 항공의 탑승 불허 등으로 인해 수차례 고비를 맞았다.

자칫 동요하기 쉬운 상황이었지만 오연지는 "외부적인 요인은 신경 쓰지 않고 훈련에만 집중했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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