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출신의 딕 파운드 IOC 위원은 25일(한국시간) AP통신과 인터뷰에서 IOC가 늦어도 대회 두 달 전인 5월 말까지 대회 개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운드 위원은 1978년부터 활약 중인 현역 최장수 IOC 위원으로 부위원장 등 요직을 맡았던 인물이다. 이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해 올여름 도쿄에서 올림픽 개최의 위험성이 확인될 경우 대회의 연기나 개최지 변경보다 대회 자체가 취소될 수 있다는 그의 예상은 개인의 의견이지만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상황이다.
파운드 위원은 AP통신과 인터뷰에서 “그때쯤이면 스스로 통제가 가능한 위협인지 여부를 따지게 될 것”이라며 “보안과 음식, 선수촌과 호텔 등의 준비를 늘리고 미디어 종사자들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개최지 변경이나 연기보다는 IOC가 대회 자체를 취소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그의 예상이다.
연기가 불가능한 이유는 단순히 올림픽이라는 대회 하나만 고려할 수 없는 복합적인 요인 때문이다. 파운드 위원은 “IOC가 올림픽을 ’10월에 열겠다’고 말할 수 없는 이유는 많은 나라, 각기 다른 계정, TV 중계 등의 여러 문제가 얽혀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미국 방송사들은 도쿄올림픽이 연기돼 가을에 열릴 경우 미국프로풋볼(NFL)을 비롯해 농구와 야구, 아이스하키 등과 일정이 겹치는 탓에 이를 반기지 않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방송사 역시 예정된 일정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로 올림픽 연기를 환영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이어 파운드 위원은 “당장 개최 준비를 할 만한 후보가 거의 없다”며 개최지 변경 가능성도 작게 봤다. 대회 개최를 1년 뒤로 연기하는 것 역시 조직위원회의 비용 부담이 커지는 데다 개별 종목의 일정 조정 등의 이유로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파운드 위원은 올림픽과 패럴림픽 출전을 원하는 선수들에게는 훈련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현재 올림픽은 1만1000명, 패럴림픽은 4400명의 선수가 참가할 예정이다.
올림픽은 1896년 1회 대회가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전시를 제외하고는 예정된 일정을 모두 소화했다. 지난 2016년 브라질에 지카 바이러스가 창궐했을 때도 올림픽은 예정대로 열렸다. IOC는 세계보건기구(WHO)와 협조해 올림픽 진행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