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과천시 별양동 쇼핑센터 건물 4층에서 이뤄진 경기도의 신천지 과천총회본부에 대한 '긴급 강제역학조사'는 마치 군사작전을 연상하듯 긴박하고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 '대구 신천지 집회'와 동급이었던 '과천 신천지 집회'
이 역학조사는 지난 16일 과천 신천지 총회본부에서 진행한 집회에 참석했던 안양시 거주자가 24일 코로나19 양성으로 확진되면서 집회 참여자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나온 조치였다. 과천집회는 대구 집단감염 원인으로 지목된 대구집회와 유사한 규모의 대형 집체행사였다.
오전 10시30분 역학조사가 시작되자 이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복수의 확진자가 발생하기 시작한 이 예배의 출석 신도를 대상으로 군사작전에 준하는 방역을 실시하지 않으면 자칫 제2의 대구 신천지 사태가 경기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매우 위중한 상황"이라며 이번 강제 역학조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신천지 측이 제출한 자료에 대한 불신도 이번 강제역학조사 추진의 한 이유였다. 최근 신천지 측이 경기도에 밝힌 대구집회에 참석한 경기도 거주자는 20명에 불과했는데, 해당 명단에는 없지만 이 집회에 참여한 경기도 거주민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
◇ 시간끌기에 들어간 신천지…신도 명단 폐기 우려도
역학조사와 신도 명단 자료 확보를 위해 경기도 역학조사관 2명, 역학조사 지원인력 25명, 공무원 20명 등 40여명이 이번 조사에 투입됐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은 2개 중대 150여명이 지원에 나섰고, 소방차량도 상가 주변에 대기했다.
시설 입구에 도착한 도 조사팀이 상황을 설명한 뒤 진입을 시도하자 신천지 측도 순순히 조사에 응하겠다고 밝히면서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신천지 측은 "신도 개인정보의 보안을 담보할 수 있느냐"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조사에 응할 것처럼 하면서 여러 이유를 들어 시간끌면서 조사가 4시간 가까이 답보상태를 보였다. 경기도 한 관계자는 "신천지 측이 시간을 끌면서 신도 명단 등이 담긴 자료를 삭제하거나 폐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순간이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결국 이 지사가 직접 나섰다. 오후 2시 30분쯤 현장에 도착한 이 지사는 '명단 확보할 때까지 철수하지 않는다'는 지침을 내린 뒤 직접 신천지 관계자와 담판을 지었다. 이 지사는 "대규모 감염을 막기 위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없어 신천지 측이 명단을 제출할 때까지 더는 지체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도 조사팀은 신천지 측의 협조 아래 조사 시작 6시간 만인 오후 4시 30분이 지나서야 도내 신자 3만3582명과 과천본부 집회 참석 신도 9930명의 명단을 넘겨받았다.
도는 이를 바탕으로 검사할 필요가 있는 사람을 분류해 신도들에 대한 격리 및 감염검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앞서 신천지 측이 대구 신천지 집회에 참석한 경기도 신도가 20명이라고 통보했지만 확보한 명단을 토대로 확인한 결과 35명이었다"며 "확보한 명단을 최대한 분석해 신속하게 방역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