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서 '집단발병'…코로나19 3차 국면 시작됐다

해외 감염자 유입→대구 이단신천지 슈퍼전파 이어 전국 집단발병 국면 시작
△부산 온천교회 △경북 성지순례단 △칠곡 장애인시설 등 20여명 이상 발병
집단발병 우려되는 유사 사례 수두룩…또 다른 지역사회 전파 터질 수도

지난 21일 보건당국 관계자들이 코로나19 의심 증상으로 서울 종로구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의 체온을 확인하는 모습.(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해외 감염자 유입과 대구 이단신천지 슈퍼 전파에 이어 이제는 전국에서 산발적으로 나타나는 '집단발병' 상황이라는 새로운 국면에 돌입하고 있다.

◇1차 감염자 해외 유입 이어 2차 대구 이단신천지 슈퍼 전파…정점 곧 지날 듯

코로나19 사태 초기만 해도 확진 환자들은 해외에서 유입된 감염자를 중심으로 발생해 접촉이 잦은 가족, 지인에게서 2, 3차 감염이 드물게 일어났다.

이어 '슈퍼 전파'가 일어난 대구 이단신천지와 사망자가 급증한 청도 대남병원을 중심으로 대구, 경북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다만 정부가 진단 검사에 속도를 내면서 대구 신천지 관련 환자 발생 속도는 늦춰지기 시작했다.

전체 누적 확진자 대비 대구 신천지 관련 확진자 비중은 지난 23일 55.2%에서 24일 오전 59.8%로 치솟았지만, 25일 오전에는 56.1%로 줄어들었다.

지난 23일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대구 이단신천지 신도 중 유증상자 약 1천명에 대한 전수조사가 곧 마무리된다며 "앞으로 2~3일 이내에 (확진환자 수가) 최고조에 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 장관이 예측한 '2~3일 후' 시점은 바로 26일로, 현재 최대 고위험군인 대구 신천지 유증상자 전수조사를 완료하면 대구·경북 지역의 확진환자 증가세는 한풀 꺾일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가 전국적인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25일 오후 서울역에서 코레일테크 관계자들이 방역·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황진환 기자)
◇'전국 집단발병' 3차 양상 돌입…이미 3곳 발생했고 더 늘어날 수도 있어

문제는 이제 코로나19 사태가 전국 곳곳에서 집단발병이 벌어지는 새로운 3번째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에서 대구 신천지와 청도 대남병원을 제외하고 두 자릿수 이상 환자가 발견된 사례는 부산 온천교회(23명)와 경북 이스라엘 성지순례단(30명), 칠곡 밀알사랑의집(22명)이다.

특히 칠곡 밀알 사랑의 집 사례를 보면 입소자가 대구 신천지 신도인 어머니 집을 방문했다가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은데, 이처럼 전국으로 흩어진 신천지 감염자 및 접촉자로 인해 코로나 19가 확산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집단발병의 공통점은 폐쇄된 공간, 혹은 장시간 동안 여러 사람이 밀집해 있었다는 점이다.

여기에 경증 상태부터 강력한 코로나19의 전파력이 맞물리면 집단·시설 안의 단 한 명만 감염돼도 곧 집단발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역시 나 서울 명성교회 부목사, 대한항공 여객기 승무원, 경북 청송군 북부교도소 교도관, 어린이집 교사 등 집단발병이 우려되는 사례도 속속 발견되고 있다.

특히 장애인 거주시설인 경북 예천 극락마을 종사자나 여러 차례 나타난 병원 의료진 및 간병인 감염 사례는 요주의 대상으로 꼽힌다.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입하고 있다.(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만약 이러한 집단발병을 뒤늦게 발견한다면 이들을 통한 2차, 3차 접촉이 발생하면서 대구와 같은 지역사회 전파 상황이 다시 펼쳐질 수도 있다.

이에 대해 한림대 성심병원 이재갑 감염내과 교수는 "특히 요양병원이나 복지시설 등에서 감염병이 확산되면 청도 대남병원에서 보듯 사망률이 굉장히 높아진다"며 "주로 병원·시설 근무자들이 감염된 후 전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들의 건강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정형준 정책위원장은 "사람 뿐 아니라 문고리나 엘베 버튼, 손잡이 등도 오염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 안된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의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선별진료소를 더 확충해서 유증상자 및 환자 분류를 빠르게 하는 한편, 오염되지 않은 병·의원도 충분히 확충해 '오염'과 '비오염'을 확실하게 분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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