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모 대학교 3학년생 A(21‧여)씨는 최근 코로나19 '슈퍼 감염' 진원지인 대구신천지 관련 뉴스를 보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난해 11월 대학 친구의 소개로 제주시내 교육센터에서 성경을 공부하고 있던 터였다.
아니나 다를까,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 '신천지위치알림'을 보니 자신이 교육받았던 곳이 제주신천지에서 운영하는 교육센터였다. A 씨는 매주 4일씩 하루 2차례 교육을 받고 있었다.
A 씨는 곧바로 한국기독교 이단상담소협회 제주상담소에 도움을 요청했다. 현재 A 씨는 혹시 코로나19에 감염됐을지 몰라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최근 코로나19 대구신천지 사태로 촉발된 신천지의 이단성에 놀라 신천지와 '손절'하는 신도들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제주상담소 양대표 소장은 "코로나19 관련 신천지 사태가 터지고 난 뒤 며칠 안 지났는데도 3명이 상담을 의뢰했다. 앞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이 더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음성적이고, 폐쇄적인 신천지의 특성상 처음에는 이단성을 알아채기가 쉽지 않다.
신천지는 새 신도를 섭외하면 카페 등(복음방)에서 일반적인 성경 말씀을 가르친다. 이후 교육센터에서 진행되는 초등, 중등, 고등 교육단계를 거치며 신천지의 교리를 세뇌시킨다. 가령 '영생불사 구원 논리', '이만희 교주의 신격화' 등이다.
이 과정을 전부 거친 뒤에야 정식 교인이 된다. 양 소장은 "정식 교인이 되기까지는 철저히 신천지의 교리와 신분을 숨긴다. 논란이 됐던 신천지의 폐쇄성은 여기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양 소장에게 도움을 요청한 직장인 B(31)씨도 비슷한 경우다. 제주신천지에서 교육을 받을 때 들었던 '인터넷을 보면 영이 죽는다'는 말이 이상해 상담을 받았다가 신천지의 이단성을 알아챘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와 별개로 양대표 소장은 신천지의 반사회성에 대해 강조했다.
양 소장은 "이만희 교주를 신격화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이 땅이 새로운 땅이 됐다는 '신천신지' 논리도 문제다. 새로운 땅이 됐다는 사실을 신천지 신도만 안다는 이유로 학업뿐만 아니라 직장도 포기하게 한다" 고 설명했다.
또 "무엇보다도 개인 인격을 파괴한다. 탈퇴하려는 신도도 대응 매뉴얼이 다 있어서 마음대로 탈퇴를 못하게 한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로부터 도내 신도 명단을 확보하는 대로 대구 등을 다녀왔는지 일일이 확인할 계획이다. 신천지 총본부에서 중대본에 신도 이름을 제외한,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아울러 복음방, 교육센터, 집회장 등 도내 신천지 시설 7곳에 대해 폐쇄 조처했다. 이 중 시설 2곳은 최근 건물 주인이 계약을 해지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