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벤스는 <바쿠스 축제>에서 술에 취하면 몸은 마비되지만, 감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만취하여 잠이 든 실레노스는 꿈에서 환상을 보게 되는데, 그것은 술이 일깨운 자신의 욕망이 투영된 것이다. 즉 뒤편의 연인들이 보여주는 육체적인 사랑에 관한 꿈인 것이다. 그리고 화려한 술잔들의 양은 악몽의 정도를 보여준다. 루벤스는 고대 그리스의 바쿠스 축제의 요소들로부터 자신만의 고유한 신화, 즉 감각의 신화를 창조해냈다.
<오레이티아를 납치하는 보레아스>는 그리스 신화를 주제로 다룬 작품이다. 난폭한 북풍의 신 보레아스는 아테네 왕의 딸인 오레이티아를 사랑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녀의 아버지로부터 계속 거절당하자, 결국 자신의 날개 아래 오레이티아를 감추어 납치한다. 보레아스의 비상이 불러일으킨 격렬한 폭풍은 하늘을 날아다니면서 마치 땅 위의 아이들처럼 눈싸움을 하는 아기천사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요소로 작용한다. 아기천사들은 신의 분노에도 놀이를 멈추려 하지 않는다. 이 작품은 루벤스 이전에 어떤 화가도 다루지 않았던 주제였기 때문에 그림으로 형상화된 적이 없었다.
<삼미신>은 아름다운 누드화로서, 서로 사랑스럽게 포옹함으로써 주고 받고 답례하는 자비의 순환과정을 의인화한 작품으로 그만의 해석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루벤스 작품을 한 구역에 모아 전시하고, 다른 작가들의 작품은 인물화, 풍속화, 정물화, 풍경화, 역사화 등 5개 구역으로 나뉘어 전시했다. 루벤스 작품 외에도 <어울리지 않는 커플>, <선술집의 유쾌한 사람들>,<앵무새가 있는 과일 정물>,<생선 장수>, <동요하는 바다> 등 다른 작가들의 작품 역시 생생하고 정밀한 묘사로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도슨트(해설 도우미) 3명의 맛깔스런 해설은 그림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광주 전시때부터 전시작품의 해설을 총괄해온 큐레이터 안유리씨는 "예컨데 풍속화의 경우 신윤복의 그림과 비교해 설명함으로써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고 말했다. 도슨트 해설은 평일 오전 11시30분, 오후 1시30분, 2시30분,3시30분, 5시30분에 진행된다.
관람료: 7천원-1만2천원. 문의 : ☎1544-45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