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후에도 남을 방탄소년단의 유산은 무엇일까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 발매 기념 글로벌 기자간담회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MAP OF THE SOUL : 7) 발매 기념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기자간담회에 앞서 진행된 포토타임에서 각자 '7' 모양을 표현하고 있는 방탄소년다. 왼쪽부터 뷔, 슈가, 진, 정국, RM, 지민, 제이홉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MAP OF THE SOUL : 7) 발매 기념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 앨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뿐만 아니라 올해 데뷔 7주년을 맞은 소감과 2020년 현재 가장 집중하는 것, 방탄소년단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 등 국내외 취재진으로부터 사전에 받은 질문에 대해 답했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전 세계 취재진이 보낸 질문에서 가장 자주 등장한 키워드를 멤버들이 하나씩 꼽아 답한 후, 국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 타이틀곡 '온'(ON)에 Can't hold me own because know I'm a fighter라는 가사를 어떻게 떠올리게 됐는지.

슈가 : '온'은 방탄소년단만의 되게 파워풀한 에너지가 담긴 곡이다. 데뷔하고 7년이란 시간 보내면서 가끔은 굉장히 조금 휘청일 때도 있고 중심 못 잡고 방황할 때도 있어 두려운 마음이 커졌는데, 이제는 방탄소년단 데뷔 7년이 됐고 굉장히 무게중심을 잘 잡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무게중심을 찾는 법을 알게 되면서 저희가 받았던 상처, 시련, 슬픔을 정면으로 맞이하고 싸워내겠다는 가사라고 할 수 있다.

▶ 방탄소년단은 앨범 구성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

뷔 : 이번 앨범으로 설명 드리자면 솔로곡 같은 경우에는 각자 개인만의 진솔한 이야기와 각자가 원하는 장르가 더해져서 각자 개개인의 곡을 이끌어냈다. 정국 님, 진 님, 제이홉 님이 '자메뷔'(Jamais Vu)라는 곡을 완성했고, 이번에는 저와 지민 님의 '친구'와 RM 님과 슈가 님의 '리스펙트'(Respect) 같은 곡이 탄생하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이번에 단체곡 같은 경우는 정말 다채로운 음악들 장르를 여러 가지 준비해 봤다.

방탄소년단 RM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제이홉 : 앨범 서사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페르소나(Persona), 섀도(Shadow), 에고(Ego)의 서사를 한 앨범 안에 유기적으로 잘 연결될 수 있도록 트랙 리스트를 구성해 봤다. 선공개곡 '블랙 스완'(Black Swan)은 아티스트로서 겪는 두려움을 고백한 곡이다. 세계적인 팝 가수 트로이 시반이 참여한 '라우더 댄 밤즈'(Louder than bombs)로는 내면의 그림자 표현해 보기도 했고, '위 아 불렛프루프 : 더 이터널'(We are Bulletproof : the Eternal)은 시련을 겪어도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에고를 표현한 곡이다.

▶ '커넥트, BTS'(CONNECT, BTS)라는 비주얼 예술 프로젝트를 했는데, 이게 방탄소년단에게 왜 중요한가. 이번 앨범 메시지와는 어떻게 연관돼 있나.

RM : 10개월 만에 컴백하다 보니까 어떤 프로젝트를 준비해야 할까 고민 되게 많이 했다. 갈수록 받는 사랑의 크기나 스케일이 커지기 때문에 매 컴백 때 그런 고민에 부딪힌다. 그러다가 '커넥트, BTS' 프로젝트 진행하게 된 거다. 배경은 이렇다. 저희는 일곱 명이서 다 찢어져 있을 순 없다. 한 장소에 있어야 한다. 컴백할 때 부에노스아이레스, 런던, 뉴욕 등지에서 동시에 콘서트를 열 수 없다 보니 공공예술의 힘을 빌려서 컴백이라는 축제의 장을 많은 분들과 피지컬하게 즐기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저도 최근에 현대미술을 좋아하게 됐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데, 언어의 형태가 다를 뿐이지 현대미술과 음악은 어떻게 보면 동등한 얘기를 하는 것 같다. 연결, 소통의 가치를 전해주는 조형적 언어라고 본다.

방탄소년단 뷔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 2020년 방탄소년단이 가장 집중하는 것은 무엇인가. 또, 방탄소년단을 가장 행복하게 해 주는 건 무엇인가.

정국 : 저는 이 두 가지 질문에 다 하나로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미(ARMY, 방탄소년단 팬클럽) 여러분들인 것 같다. 저희가 지금까지 겪었던 값진 순간들이나 또 지금 이 위치, 자리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건 다 아미 여러분들의 힘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라고 생각한다. 저희가 2020년 시작을 그래미어워즈에서, 멋진 아티스트분들과 함께 무대를 서게 됐는데 이런 영광스러운 순간 또한 아미 여러분이 만들어 준 거라고 생각해서 너무나 감사하고 고맙다고 매번 말해주고 싶다. 오는 4월에 저희 콘서트를 앞두고 있다. 아미 여러분께 빨리 저희가 열심히 녹음하고 작업한 곡을 하루빨리 저희 라이브로, 저희 목소리로 들려드리고 싶다.

▶ 올해 그래미어워즈 무대를 한 소감은.

슈가 : 그래미어워즈에 2년 연속 참석하게 돼서 너무너무너무 영광이다. 지난해 시상하면서 무대 올랐고, 꼭 다시 와서 공연하고 싶다고 했는데 1년 만에 할 수 있어서 굉장히 놀랍고 꿈만 같다. 2017년에 처음 빌보드 어워즈에 왔을 때가 기억난다. 상만 받고 돌아간 그때도 믿기지 않았다. 이번 그래미 가서 공연하는 것 자체도 너무너무 떨리고 신기했다. 아, 이제 한 스텝 한 스텝 그래미 안에서 밟아볼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해서 굉장히 놀랍고 즐겁고 내년이 기대되는 그런 시간이었다. 내년에도 가도록 열심히 노력해 보겠다.

방탄소년단 슈가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 수십 년 후에도 남아 있을 방탄소년단의 유산이 있다면 무엇일까.

지민 : 유산이라고 표현하는 건 또 처음인 것 같다. 아무래도 저희의 노래와 앨범인 것 같다. 그리고 그랬으면 좋겠다. 평소 저희가 하고 싶은 얘기들을 노래 가사로 만들었고 그 노래 가사들을 엮어서 '맵 오브 더 솔' 같은 완성도 높은 앨범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팬 여러분들께서 언어가 다른데도 불구하고 이해해 주시고 공감해 주시고 저희가 전달하려고 하는 메시지를 알아주시는 게 너무너무 감사한 거 같다.

아시겠지만 굉장히 수십 년 전부터 활동해 오시던 아티스트분들의 노래가 지금도 많은 분들한테 공감도 주고 감동도 주고 위로도 해주는 것처럼 저희의 노래, 앨범이 앞으로 많은 분들한테 위로가 되고 공감이 되고 또 감동이 될 수 있다면 앞으로 저희에게 굉장히 소중한 유산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봉준호 감독이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방탄소년단의 영향력은 자신의 3천 배가 넘는다고 했는데, 방탄소년단은 세계적인 영향력을 언제 느끼는지. 또 언제 그 힘을 쓰고 싶은지.

슈가 : 저는 봉 감독님 팬이라서 영화를 다 봤다. 한국문화에 대한 질문에 봉 감독님이 그런 답변을 하신 거로 아는데 사실 너무 과찬인 거 같고 너무 약간 뭐랄까 부끄럽다. 저희가 그 정도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지 아직까지 잘 모르겠다. 아직 갈 길도 멀다고 생각하고. 한국은 굉장히 감정적으로 역동적이고 멋진 아티스트들이 많은 나라라고 표현하면서 저희를 말씀해주신 거 같아서 너무 감사드린다. 한국이란 나라에서 굉장히 멋진 아티스트들이 많이 배출되고 전 세계에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에 말씀하신 거 같다. '기생충' 너무 재밌게 봤다. 팬이다.

방탄소년단 정국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 방탄소년단의 음악, 넓게는 한국 문화가 전 세계에서 영향력 키우게 된 이유가 뭐라고 보나.

RM : 사실 이런 질문을 받는 것 자체가 굉장히 감사하고 과분한 일인 것 같다. 최근 뉴욕 갔을 때도 매체에서 이런 질문을 해 주셨다. 본인들은 본인들의 음악이 사랑받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왜 이렇게까지 다양성이 있는 전 세계 팬들의 마음을 끌어올 수 있었나, 이런 질문들을 사실 굉장히 많이 해 주신다. 이 부분을 진지하게 생각도 해 보고 농담처럼 다들 귀엽고 사랑스럽고 매력적이라서 그런 것 같다고 한 적이 있다.

솔직히 말하면 요인들은 굉장히 복합적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2017년에 빌보드 처음 갔을 때 인터뷰에서 케이팝이나 BTS 음악이 음악, 안무, 뮤직비디오, 소통 등이 여러 가지 합쳐져서 나오는 선물 상자라고 했는데 여전히 그 생각에 변함이 없다. 마음속 본질이 무엇에 관한 것인가. 제 짧은 지식, 사견으로는 그 시대의 시대성을 가장 잘 표현하는 아티스트들이 사랑받는 것 같다. 저희의 퍼스널한 얘기들이 아이러니하게도 범 세계성을 띨 수 있는 시대가 아닌가.

방탄소년단 제이홉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우리가 느끼는 고민이 비단 한국에서만 느끼는 게 아니라 전 세계 많은 세대에서 공감하고, (그걸) 퍼포먼스와 노래로 풀어내고 여러 형태로 보여드렸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신선하고 매력적이지 않았나 싶다. 많은 아미 분들이 저희를 좋아해 주시면서 한국에 대한 공부나 한국어 공부 굉장히 많이 해주신다고 들었다. 한국어를 모국어로 쓰는 저희로서는 그 부분이 굉장히 감사하다.

▶ 방탄소년단은 '기록소년단'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데, 이번 앨범도 좋은 성적을 예상하는지.

진 : 기록이나 성과보다는 저희 음악으로 많은 분들이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것보다 더 좋은 결과가 있을까 싶다. 팬분들이 주신 사랑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자 하니, 항상 저희에게 많은 관심 기대 부탁드린다.

슈가 : 솔직히 압박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인 것 같다. 목표보다는 목적이 더 중요한 거 같고 기록으로 인한 성과보다 성취가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까 저희가 할 수 있는 것, 즐길 수 있는 것에 대해 생각하면서 나아가다 보면… 항상 저희는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거다. 그럼 더 좋은 성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방탄소년단 지민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 새 앨범을 준비하며 부담감도 있었을 것 같은데 자신감을 보인 이유가 궁금하다.

지민 : 저희가 지금까지 겪었던 일들을 담은 앨범이다 보니까 오롯이 우리의 앨범이라는 느낌이다. 사실 저는 저희 노래가 너무 좋다. 맨날 노래 부르면서 행복할 정도로 노래가 너무 좋다. 그래서 더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 이번 앨범도 사실 준비를 꽤 오래 했다. 아마 이 앨범이 작년 10월 11월쯤 녹음이 다 된 상태였는데 너무 좋아하는 노래다 보니까 빨리 같이 공연하고 노래하고 싶다는 그런 설렘이 들었다. 그래서 자신 있었다. 너무 좋아하는 노래들이라서 그래서 많이 들어주시고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 방탄소년단이란 이름은 멤버들에게 어떤 의미인가. 지난 7년 동안 가장 빛나는 순간, 고통,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

슈가 : 가장 빛나는 순간은 지금인 것 같다. 어제도 아니고 1년 전도 아니고. 저희가 계속해서 계단식으로 성장해 나가서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고, 현재라고 대답할 수 있는 현재가 굉장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방탄소년단 진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정국 : 마지막으로 저희는 아미와 함께할 때 빛이 난다.

뷔 : 저는 7년 동안 저희가 정말 많은 나라에 가서 투어를 할 때 아미분들이랑 저희가 그 넓은 공연장에 저희가 정말 주인공인 것 같을 때가 제일 행복했고 황홀했다. 지금은 이겨내서 하는 말인데, 저희가 투어 다닐 때는 아무래도 비행기 호텔 공연장 이 세 개만 돌아다니지 않나. 그래서 정말 축제 같은 공연을 하고 저희가 주인공이 딱 되고 나서, 공연이 딱 끝나고 차에 타는 순간 그 공허함이 되게 많이 컸었던 것 같다. 지금은 이겨냈다.

방탄소년단. 왼쪽부터 뷔, 슈가, 진, 정국, RM, 지민, 제이홉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