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31번 확진자의 영향으로 대구, 경북지역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늘어나자 지난 23일 감염병 위기 경보를 기존 ‘경계’에서 ‘심각’으로 격상했다. 사상 처음으로 국무총리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을 맡아 범정부 차원의 대응에 나섰다.
정부는 바이러스가 빠르게 퍼지는 가운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소 2주간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는 등 이동을 최소화할 것을 국민에게 요청했다.
정부의 움직임에 앞서 여자프로농구는 가장 먼저 올 시즌 잔여 경기를 관중 없이 치르기로 했다. 핸드볼리그 역시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리그를 중단하기로 했다. 프로배구 역시 25일 경기부터 관중 없이 잔여 일정을 소화한다.
이런 가운데 당장 이번 주말 프로축구 1부리그 K리그1과 2부리그 K리그2가 일제히 개막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K리그1 대구FC가 연고지에서 발생한 31번 확진자의 영향으로 1라운드 홈 개막전의 연기를 요청해 일정이 조정되는 등 새 시즌을 앞두고 코로나19의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다.
우선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6일로 예정된 개막미디어데이의 취소를 결정했다. 같은 날 열릴 예정이던 신인선수와 외국인선수 교육 등 선수단 참석 행사도 모두 취소했다.
개막을 앞둔 K리그는 리그 개막 연기와 무관중 경기 모두 손해가 크다. 리그 개막을 연기하는 경우 일정 조정 및 축소 등이 불가피한 만큼 일부 구단의 불만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무관중 경기 역시 비용을 들여 홈 경기를 치르고도 수입이 전혀 없게 되는 만큼 상업성을 추구하는 프로스포츠의 본질에 맞지 않는다.
특히 축구는 타 종목과 달리 ‘무관중 경기=징계’라는 인식이 강한 탓에 개막전부터 무관중 경기로 치를 경우 리그 구성원의 반발이 따를 가능성도 크다.
결국 프로축구연맹은 24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코로나19의 확산이 진정될 때까지 2020시즌 K리그의 개막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R리그와 K리그 주니어 개막도 연기했다.
프로축구연맹은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 때까지 추이를 지켜본 뒤 변경된 리그 일정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는 K리그 4팀의 홈 경기도 무관중으로 치를 것을 권고했다.
전례가 없는 개막 연기는 선수와 축구팬의 건강을 위한 결정이다.
프로축구연맹은 "정부가 코로나19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한 점, 지자체가 다수가 밀집하는 모임이나 행사 자제를 당부하는 점, 각급 학교의 개학이 연기되고 군부대의 외출과 외박이 통제되는 등 전사회적으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가 취해지는 점 등이 고려됐다"고 리그 개막 연기의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