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외 스포츠인 축구는 당장 5일 앞으로 다가온 K리그 개막전을 연기 등을 검토하기 위해 24일 긴급 이사회를 연다. 26일 예정이던 K리그 개막 미디어데이는 취소했다.
최고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도 남의 얘기가 아니다. 일단 현재 10개 구단은 해외 전지 훈련으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코로나19 대책 마련에 진땀을 빼고 있다. 당장 약 20일 앞으로 다가온 시범 경기를 어떻게 치러야 할지 고민이다.
올해 KBO 리그 시범 경기는 3월 14일 시작된다. 시간이 남아 있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750명을 넘어선 상황이다. 확진 여부 검사가 진행 중인 숫자만 해도 8000명이 넘는다. 시범 경기까지 확진자가 얼마나 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신천지 사태로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대구에서 6경기가 열린다. 14일부터 삼성이 두산, kt와 2연전씩을 치른다. 이후 21, 22일 NC를 만나는 일정이다. 대구시는 KBO 리그 일정 연기를 요청한 상황이다. 이미 K리그 대구-강원의 29일 대구 개막전은 연기됐다.
올해 KBO 리그는 도쿄올림픽 휴식기가 있다. 오는 7월 24일부터 8월 10일까지 보름 이상을 쉰다. 여기에 시즌 뒤 한미 프로야구 올스타전도 추진하고 있어 코로나19로 리그 중단 등의 사태가 발생하면 모든 일정이 꼬일 수밖에 없다.
사실 KBO 리그는 지난 2015년 비슷한 위기를 겪었다. 역시 사망자가 나왔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때 리그 중단 등의 의견이 나왔다. 당시 메르스는 5~7월 시즌이 시작된 이후 문제가 됐다. 그러나 KBO 리그는 중단 없이 시즌을 치렀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시즌 개막도 전에 대한민국 전체가 코로나19 공포에 휩싸였다. 다른 프로 스포츠가 무관중 경기와 일정 연기 등 대책을 세우는 마당에 KBO 리그만 강행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KBO는 일정 변경과 무관중 경기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KBO에 따르면 1982년 출범한 리그에서 무관중 경기는 시범 경기에서도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메르스 사태 때도 관중이 마스크를 끼고 관전했다.
일정 등을 고려해 리그 중단보다는 무관중 경기를 결정할 공산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 류 총장은 "일단 시범 경기는 무관중 혹은 장소 변경 등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대구 상황이 호전되지 않으면 두산의 2군 경기장이 있는 이천에서 경기하는 방안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규리그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으니 상황을 더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KBO는 상황에 따라 조만간 10개 구단 사장단 회의인 이사회를 소집해 이번 사태와 관련해 논의할 예정이다. 과연 코로나19 사태가 KBO 리그에 어떤 역사로 남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