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방역당국의 발목을 잡아챌 변수들도 여전히 남아있어서 향후 일주일 가량이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제시했다.
박능후 중앙사고수습본부장은 지난 23일 확대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결과를 브리핑하면서 "앞으로 2~3일 이내에 (확진환자 수가) 최고조에 달할 것"이라며 이후 "확진환자 발생속도가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역사회 안에 이미 슈퍼 전파가 일어난 대구·경북 지역에서 폭발적으로 환자가 발생했지만, 아직 정부가 감염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이는 발언이다.
정부는 이날 코로나19의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앞으로 한 달 동안 관련 증상이 있는 대구시민을 전수조사하기로 했다.
특히 코로나19의 온상으로 지목된 이단신천지 신도 가운데 유증상자 1천여명을 우선 조사해서 숨겨진 환자를 찾고 나면 신규 환자 증가폭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 정부의 계산이다.
실제로 당국은 대구 이단신천지 행사에 참여한 대구 내 신자 9334명과 다른 지역 신자 201명 등 9535명의 명단을 확보해 전원 자가 격리 조치를 내리고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코로나19 환자 발생 추이가 곧 완화될 수 있다는 정부의 희망 섞인 예측을 뒤엎을 변수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얘기다.
우선 박 장관도 지적한대로 검사 대상자들이 얼마나 충실히 자가 격리에 임해서 2차 전파를 막느냐가 최대 변수다.
특히 이단신천지 측이 대외적으로는 정부의 방역대응에 협조하지만, 신천지 신자 신분을 속이거나 대외 포교활동, 신자간 모임 등 역학조사에 비협조적인 행동을 보인다는 의혹이 거듭 제기되고 있어 시민들의 걱정이 크다.
박 장관은 "확진 판정을 받기 전에 이웃에 전파하는 것을 얼마나 차단하느냐가 (신천지 유증상자 진단검사에 이어) 두 번째 큰 관건"이라며 "행정적, 실효적으로 이들을 자가격리 상태로 유지할 수 있느냐는 것이 변수"라고 강조했다.
또 대구 이단신천지 신도 중 31번 환자는 지난 18일 발견됐지만, 신천지 혹은 청도 대남병원에서는 그보다 더 오래 전부터 코로나19가 퍼져있던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대구를 중심으로 한 지역사회 전파 상황이 예상보다 더 심각할 수도 있다.
같은 날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서울) 은평성모병원, 부산 (온천교회) 사례, (경북 안동 이스라엘) 성지순례 등 소규모 집단발병이 발생하고 있다"며 "그 부분도 신속한 감염원 조사와 접촉자 관련 조치를 통해 더 이상 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전문가들도 언제든 대구 사례처럼 제2, 제3의 지역사회 전파가 발견될 수 있는 만큼 정부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정형준 정책위원장은 "정점을 찍고 소강 국면으로 갈 것이라는 예측의 근거가 있겠지만, 이를 위한 대응방안이 최선의 상태인지는 평가할 필요가 있다"며 "대구 아닌 다른 곳에서 아웃브레이크(Outbreak·감염병 대유행)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장하려면 의료시스템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구, 청도에서는 수용공간을 빠르게 마련하지 못해 환자들이 하루 이상 집에서 대기해야 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며 "정부의 예측이 이뤄지느냐 여부는 비슷한 상황이 또 발생했을 때 정부가 얼마나 기민하게 대응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