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와 롯데쇼핑이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으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선 반면, GS25와 CU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이들 대형마트를 뛰어 넘으면서다.
1인 가구 성장세에 힘입은 편의점은 트렌드에 맞춰 발빠르게 변신하면서 오프라인 위기를 넘어선 모양새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25는 지난해 매출 6조 8564억원에 영업이익 256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4.7%, 영업이익은 33.5% 성장한 수치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지난해 매출은 5조 9461억원, 영업이익은 196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매출은 2.9%, 영업이익은 3.7% 늘었다.
GS25와 CU는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반면, 대형마트는 최악의 상황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1507억원으로 전년 대비 67.4% 감소했고, 롯데마트는 -248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한 해 성적표를 합해도(1259억원) 편의점 '쌍두마차'(4531억원)의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기준 점포수가 GS25 1만 3899개, CU 1만 3820개, 세븐일레븐 1만 5개, 이마트24 4438개 등으로 접근성이 뛰어나다. 대형 상권은 물론이고 주택가 곳곳에 편의점이 위치해 큰 수고를 들이지 않아도 손쉽게 매장을 찾을 수 있다.
또 술과 담배도 있다. 편의점 매출에서 술과 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6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술과 담배는 온라인 판매가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편의점이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는 기반이 된다.
특히 상대적으로 몸집이 작은 편의점은 트렌드를 빠르게 소화하는 것도 특징이다.
대표적으로 '언택트(Un+Contact·비대면)' 소비 트렌드에 맞춰 GS25와 CU는 배달앱 '요기요'와 손잡고 상품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택배, 카페, 세탁 서비스도 제공하면서 소비자에게 더 가깝게 다가간다. TV에서 소개된 먹거리를 도시락이나 제품으로 상품화 하고, 과일과 신선 채소까지 판매하며 소비자 입맛에 민감하게 대응한다.
심지어 은행과 협업해 소액 적금 상품을 판매(CU)하거나 피트니스형 점포(GS25)도 선보이는 등 이색적인 도전도 마다하지 않는다.
편의점은 말 그대로 '없는 게 없는' 셈이다.
유진투자증권 주영훈 연구원은 "편의점은 온라인으로 배송이 불가능한 술과 담배 매출 비중이 높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면서 "전염성에 대한 우려로 대부분의 생필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하더라도 술과 담배는 해결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편의점을 찾는 수요는 코로나19 우려와 무관하게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주 연구원은 이어 "최저임금 인상폭이 둔화된 만큼 비용과 관련된 우려 또한 크지 않다"고 편의점 업계를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