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 동맹, 한진칼 최대 주주로…반도건설 전략은?

'최대주주' 앞세워 일반주주 표심 자극+장기전 준비태세
반도건설, 항공사업 진출하거나 유동성 확보 가능

KCGI 강성부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 3자 동맹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최대주주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오는 3월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일반 주주들의 표심을 자극하는 동시에 경영권 분쟁의 장기전에 돌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KCGI의 투자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는 한진칼 주식 5.02%를 추가로 매수했다고 20일 공시했다.

이로써 3자 동맹이 보유한 지분은 모두 37.08%로 늘었다. 한진그룹 조현태 회장(우호지분 포함 33.45%)을 따돌리고 한진칼의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KCGI 강성부 대표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조원태 회장과 지분 경쟁에 대해 "개인적으로 앞서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주식 매입에 따른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다만 오는 3월 열릴 한진칼 주총의 주주명부는 지난해 말 이미 폐쇄됐다. 3자 동맹이 늘린 지분은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3자 동맹이 주총에서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 있는 주식은 31.98%다.


강성부 대표는 주총과 관련해 베이브 루스의 '예고홈런'처럼 "이미 대세가 기울었다. 반드시 이길 것"이라며 경영권 경쟁에서 승리를 자신한 상태다.

주총에서 일반주주가 '캐스팅보트'로 작용할 전망인 만큼, 3자 동맹이 최대 주주가 된 사실을 공개하며 일반주주의 표심을 끌어모으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또 주총 표대결에서 지더라도 향후 조원태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르기 위한 장기전에 돌입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3자 동맹에서 이번에 추가 매입한 주식은 사실상 반도건설이 주도했다. 이로써 반도건설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8.28%에서 13%대로 훌쩍 높아졌다. 단일 주주로는 KCGI에 이어 2대 주주에 오른 것이다.

일각에서는 반도건설의 행보에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도 고개를 들고 있다. 건설 경기 전망에 먹구름이 끼면서 여러 건설사가 사업 다각화에 나서는 상황 때문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진행 중인 것처럼 자금력이 풍부한 반도건설도 한진칼 지분을 꾸준히 사들이면서 항공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반대로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지분 매각을 통해 대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전략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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